[베이스볼 피플] 안지만 “승환이 형 자리에 들어가니 스포트라이트 받아서 좋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4일 07시 00분


삼성 새 마무리 안지만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떠난 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무한긍정’의 마인드로 새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삼성 새 마무리 안지만은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떠난 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무한긍정’의 마인드로 새 시즌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 삼성 새 마무리 안지만의 각오

난 마운드 위에선 단순 무식하다
블론세이브 한 시즌 3개면 만족
신무기 체인지업 이제 완성단계
FA?…돈 벌어서 아버지께 효도

2011∼2013시즌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올 시즌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오승환(32·한신)의 공백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안지만(31)이 오승환을 대신해 뒷문을 잘 막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의 활약은 올 시즌 삼성 성적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만난 안지만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오)승환이 형 자리에 들어가니 스포트라이트는 많이 받아서 좋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 마운드 위에선 단순 무식

안지만은 “타 팀에선 충분히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구위와 배짱을 갖췄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가 셋업맨 역할을 든든하게 수행한 덕분에 오승환은 주로 1이닝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었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진갑용은 마무리의 조건에 대해 한마디로 정리했다. “도망가지 않고 붙을 줄 아는 투수.” 이어 “(안)지만이 역시 승환이 못지않은 강심장”이라고 설명했다. 안지만은 “난 마운드 위에선 단순 무식하다. 생각도 없다. 약간 긴장을 해야 초인적 힘이 나온다던데, 마무리로서 집중력은 좀 키워야 할 것 같다. 블론(세이브)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시즌에 3개 정도면 괜찮은 성적이 아닐까”라고 속내를 밝혔다.

● 오승환이 안지만에게 건넨 말

한신의 스프링캠프 역시 오키나와에서 열렸기 때문에, 오승환과 안지만은 최근 만날 기회를 얻었다. 평소 사석에선 야구 얘기를 잘 하지 않는 오승환이 안지만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안)지만아, 너도 나중에 일본에 와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해보니, 일본에도 너만한 투수는 흔하지 않더라.” 안지만은 이것을 “(오)승환이 형이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한 것 같다”고 해석하고 있었다. 실제로 현재 그는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상당하다. 지난해 흔들렸던 투구밸런스를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회복했기 때문이다. 신구종 체인지업도 완성단계다. 기존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였지만,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다. 류중일 감독은 “마무리로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구종을 추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칭찬했다.

● FA? ‘뼈 빠지게’ 번 돈으로 아버지께 효도

안지만은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마무리로서 제 몫을 한다면, 대박계약이 예상된다.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크다. 그는 “나태해질 때마다 2012년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보관하고 있는 13개의 뼛조각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말 그대로 ‘뼈 빠지게’ 번 돈 아닌가. 돈 많이 벌어서 아버지를 호강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안종환(57) 씨는 안지만이 세 살 되던 해부터 외동아들을 홀로 키웠다. ‘일하랴, 운동 뒷바라지하랴.’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아들이 돈 걱정 없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지금도 삶의 낙은 삼성 경기를 보며 아들의 등판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안지만은 “그런 즐거움도 내가 선수생활을 할 때뿐 아닌가. 그래서 올 시즌에도 더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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