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는 안돼” 신영철의 극약처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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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시즌 이어 최하위 몰린 한국전력… 극심한 부진 용병 밀로스 교체결정

10번째 시즌을 맞은 프로배구에서 남자부 최하위는 두 팀이 돌아가며 했다. 한국전력과 상무다. 지난 9시즌 동안 5번이나 꼴찌를 했던 상무는 2011∼2012시즌을 끝으로 프로배구를 떠나 지금은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던 팀으로 한국전력만 남았다. 출범 당시 아마추어 초청 팀이었던 한국전력은 2009∼2010시즌부터 프로로 전향하고도 4시즌 동안 3차례나 프로 팀 중 최하위였다.

이번 시즌에는 다를 것 같았다. 대한항공을 팀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신영철 감독(사진)을 영입한 데 이어 대형 신인 전광인까지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전력을 올 시즌 최고의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7일 현재 승점 13(4승 11패)으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러시앤캐시전을 시작으로 5연패를 당했다. 정신력을 강화하겠다며 선수단 전원이 머리를 짧게 깎고 지난해 12월 30일 강원 강릉시 경포대에서 겨울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2일 러시앤캐시와의 3라운드 대결에서 다시 무릎을 꿇었다.

한국전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선수다. 산체스(쿠바)를 대신해 시즌 개막 직전에야 팀에 합류한 밀로스(몬테네그로)가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공격 성공률이 50%에 못 미치는 외국인 선수는 밀로스(44.6%)밖에 없다. 게다가 부상으로 4경기나 뛰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2라운드에서 밀로스 없이 강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을 잇달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국내 선수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

한국전력은 최근 밀로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신속한 조치다. ‘만년 꼴찌’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한국전력 박병준 부단장은 “대부분의 해외 리그가 진행되고 있어 대체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팀에 도움이 될 새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아직 시즌이 반이나 남았다. 누가 오든 밀로스보다는 나을 것이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의 반만 해줘도 4, 5라운드에서 5할 승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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