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전 전승에도 우는 소리, 욕심쟁이 위성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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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톱니처럼 물려야 하는데 우리은행 경기내용 맘에 안들어”

“이기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자 프로농구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사진)이 올 시즌 경기에서 이긴 뒤 승장(勝將) 인터뷰를 할 때마다 늘 하는 얘기다.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 “약속된 플레이가 제대로 안됐다”며 항상 우는 소리를 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가 “하위 팀 감독들을 봐서라도 인터뷰 레퍼토리를 좀 바꾸는 게 어떠냐”고 했을 정도다. 우리은행은 여자 프로농구가 단일 시즌제를 도입한 2007∼2008시즌 이후 최다인 개막 후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좀 잘나간다고 건방 떨면 망한다. 그렇다고 내가 겸손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실제 내 마음이 그렇다. 이겨도 흡족한 경기는 별로 없다.” 위 감독은 “코트 안에서 뛰는 5명이 톱니바퀴가 맞아 돌아가듯이 움직여야 하는데 5명 모두 다 잘하는 경기는 거의 없었다. 번갈아가면서 꼭 한두 명이 성에 안 차는 경기를 한다”며 끝도 없는 욕심을 드러냈다.

위 감독은 국민은행과 공동 2위인 신한은행(5승 4패)과의 2연전(12일, 15일)을 앞두고 오래전에 잡아 둔 연말 저녁 약속도 경기 뒤로 미뤘다. “다른 팀들이 조금 처져 있을 때 몰아붙여서 달아날 수 있을 때 멀찌감치 달아나야 한다.” 공동 2위에 4경기 차로 앞서 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는 우리은행이지만 위 감독은 “연승이 끊기면 바로 고비가 올 수 있다. 긴장을 늦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승 우승 얘기를 꺼내자 위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웃어넘겼다. 여자 프로농구 역대 최고 승률은 신한은행이 2008∼2009시즌에 기록한 0.925(37승 3패)다. 팀당 35경기를 치르는 이번 시즌에는 33승 이상을 거둬야 새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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