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장원삼 “네 몫까지 뛰는 모습 지켜봐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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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9일 07시 00분


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장원삼이 조동찬에게

(조)동찬(30·삼성)이에게.

동찬아, (장)원삼(30·삼성)이다. 재활 잘 하고 있지? 아직도 그 날(8월 13일 대구 LG전)만 생각하면 뒷목이 서늘해진다. 네가 문선재(LG)랑 부딪혀 부상당하는 장면을 비디오로 보니, 무릎이 완전히 뒤로 꺾이더라. 그 모습이 얼마나 아찔하던지 소름이 돋더라. 얼마나 아팠을까.

내가 2010시즌부터 삼성으로 왔으니, 우리 한 팀에서 뛴 게 벌써 4년째구나. 그간 3번이나 한국시리즈(KS)를 같이 치렀네. 우리가 KS 2연패를 달성하는 데는 너의 공도 컸는데, 올해는 TV로 KS를 지켜봐야 하니 네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나도 안타깝기만 하다. 네가 없는 가을이 어색하기만 하구나.

내가 처음 삼성에 왔을 때만 해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우리 1983년생들이 팀의 중심이 됐네. 격세지감을 느낀다. 특히 (최)형우가 주장을 하면서 우리 동기들이 더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1983년생 친구 중에 투수가 많다보니, 특히 야수인 네가 후배들을 많이 다독이느라 고생한 것도 알고 있어. 그런 네가 KS에 함께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나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너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해. (김)태완(32)이 형이나 (정)병곤(24)이가 큰 탈 없이 잘 하고 있으니, 네가 먼 곳에서라도 기를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네가 빠진 상황에서 1위 다툼을 하고 있을 때였어. 형우, 나, (신)용운이, (안)지만이, (권)혁(이상 30·삼성)이, 이렇게 1983년생 친구들이 모여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용운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 “난 아직 한번도 KS 우승을 해본 적이 없으니, 날 위해 우승을 해달라”고. 괜히 내 맘도 뭉클해지더라.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다. KS 3연패의 순간을 꼭 함께 해야 할 동찬이 널 위해서도 우승할게.

KS 잘 마무리하고, 우리 1983년생 친구들끼리 한 번 축배를 들자. 너의 파이팅도 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렴!

정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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