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3차전은 꼭” 비장했던 사자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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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7시 00분


삼성 최형우-박한이(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최형우-박한이(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입술 깨문 최형우·부상 투혼 박한이

“3차전만 이기면 되는데…. 제발 3차전만 이겼으면 좋겠는데….”

삼성 주장 최형우(30)는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기 전 훈련을 마친 뒤 덕아웃에서 연신 “3차전만, 제발 3차전만”이라고 읊조렸다. 대구 안방에서 두산에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전만 잡는다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우리가 1등이었는데 여기서 지면 너무 억울하지 않느냐”며 입술을 깨물었다.

류중일 감독 역시 비슷한 심정이었다. 2차전에서 연장 13회 혈투를 벌였고, 팀의 상징인 오승환이 4이닝 동안 53구나 던지고도 패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2차전 종료 직후 선수단 미팅을 소집한 뒤 “후회 없이 게임하자. 지고 나서 후회하면 뭐하겠나. 아직 두 번 더 져야 끝나는 거다”라는 얘기를 전했다. 모두가 낭패감에 휩싸였지만, 사령탑으로선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다. 류 감독은 3차전에 앞서 기자들에게도 “4번 져야 끝나는 거 아니냐. 3차전만 이기면 또 모른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박한이는 1차전 3회 2번째 타석에서 기습번트를 댄 뒤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중지를 다쳤다. 2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그는 이동일인 26일 서울로 올라와 진통제 주사를 맞았다. 그리고는 하루 종일 손가락 치료에 집중했다. 3차전에 앞서 타격훈련을 하며 최종 점검을 한 뒤 박한이는 “OK” 사인을 냈다. 2번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그는 “2연패 했는데 어떻게 쉴 수 있느냐”고 말했다. 타격 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야수로서 공을 던지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테이핑도 하지 않고 출전했다.

“3차전만, 제발 3차전만”을 외치던 최형우의 외침이 하늘에 통한 것일까. 삼성은 2연패의 벼랑 끝에서 3차전 승리를 잡았다. 과연 최형우의 바람대로 삼성이 3차전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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