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10회말 1루주자 박병호 묶어두려다 뼈아픈 견제 악송구

중요한 경기일수록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하는 법이다.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딱 그런 경기였다.

두산은 9회말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계속된 1사 만루 위기를 잘 막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넥센으로 넘어갔던 경기장 분위기를 되돌리는 듯했던 두산은 10회말 단 하나의 실수로 경기를 내줬다. 10회말 등판한 두산 투수 오현택은 선두타자 박병호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후속타자 강정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다음타자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 김지수. 오현택 입장에서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오현택은 1루주자 박병호를 신경 써야 했다. 넥센이 볼카운트 1B-1S서 3구째에 히트앤드런 작전을 펼쳤다 실패했기 때문. 오현택은 이후 박병호를 가능한 한 묶어두기 위해 자주 견제구를 던졌다. 볼카운트 2B-2S서 오현택은 다시 한번 견제를 시도했다. 그런데 오현택이 던진 볼은 1루 왼쪽으로 치우쳤다. 1루수 김현수가 팔을 뻗어봤지만 볼은 글러브 끝에 맞고 뒤로 빠졌다. 글러브를 스치며 볼은 스피드가 떨어졌고, 그 사이 박병호는 2루를 거쳐 3루에 안착했다. 김현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아니 잡아줬어야 하는 볼이었기에 더 아쉬웠다. 이 실책 하나로 1사 3루의 더 큰 위기를 맞은 두산은 결국 김지수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목동｜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