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 14일 페루전 대표팀 승선
올 시즌 해트트릭 등 19경기서 8골 펄펄… 이근호-백성동 등 2선 공격라인 늘려
장신 김신욱 빠져 스피드에 중점 둘 듯… 수비는 런던올림픽 뛰었던 김창수 발탁
‘그라운드의 아이돌’로 불리는 꽃미남 임상협(부산)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홍 감독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임상협을 비롯한 20명의 소집 명단을 6일 발표했다. 임상협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상협은 올해 4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실시한 ‘K리그 최고 꽃미남 선수’ 설문에서 총 1845명의 응답자 중 30.2%(557명)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 1위에 올랐었다. 2위는 18.4%(339명)의 이동국(전북), 3위는 17.6%(324명)의 홍정호(제주)였다.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나 늘 수십 명의 열혈 여자 팬들이 응원하는 임상협은 2009년 전북에서 K리그에 데뷔했다. 2011년 부산으로 이적해 10골을 터뜨렸으나 이듬해 발목 부상으로 3골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그가 K리그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올 시즌부터. 그는 3일 경남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등 19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K리그 클래식 득점 7위를 달리고 있다. 부산 관계자는 “그라운드 밖에서는 순둥이지만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거친 파울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그의 승부욕을 높이 샀다. 이번 발탁으로 그가 ‘얼굴로 공을 찬다’는 일부의 시샘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홍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임상협을 비롯해 조찬호(포항) 백성동(이와타) 이근호(상주) 등 발 빠른 측면 및 2선 공격자원들을 대거 뽑았다. 홍 감독의 주 포메이션은 4-2-3-1이다. 이 중 ‘3’에 해당하는 공격자원들을 대폭 새로 뽑은 것이다. 이는 2선과 측면에서의 다양하고 빠른 공격을 구사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임상협 조찬호 백성동 이근호는 모두 미드필더로 분류되지만 이런 2선 공격에 능한 선수들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임상협을 비롯해 미드필더에서 새로 뽑힌 선수들은 처진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움직임이 폭넓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명단에서 최전방 공격수로는 김동섭(성남)과 조동건(수원)이 낙점을 받았다. 기존에 줄곧 기용되었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배제됐다. 김신욱은 고공 플레이에는 능하지만 그에게 의존할 경우 팀 전술이 단순해지고 공격 스피드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홍 감독의 새 공격 포인트는 ‘스피드’로 풀이된다.
새 얼굴이 많은 공격진과 달리 수비진은 김영권(광저우)을 제외하고 동아시안컵 명단에 올랐던 선수들이 그대로 발탁됐다. 수비진에서의 호흡과 안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이름을 올린 김창수(가시와)는 홍 감독이 추구하는 수비전술의 연속성을 이어갈 핵심 선수로 꼽힌다. 김창수는 2007년 올림픽대표팀 때 당시 코치였던 홍 감독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본선에서 와일드카드로 깜짝 발탁된 김창수는 조별리그 3경기와 8강전에서 선발로 기용돼 ‘홍명보의 남자’로 주목받았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도 “김창수는 홍 감독의 전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국과 박주영(아스널)이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으나 홍 감독은 “아직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다”(이동국), “뛸 컨디션이 아니다”(박주영)라며 발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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