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 슈터 실종 결국 높이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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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6일 07시 00분


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유재학 감독. 스포츠동아DB
■ 유재학 감독 亞선수권 엔트리 확정

귀화혼혈 문태영 탈락·이승준 기용
높이·슈팅 겸비 문성곤·최준용 발탁
중동국가·대만 높이차 극복 과제로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 존스컵 국제남자농구대회를 3위로 마치고 15일 귀국한 남자농구대표팀 유재학(모비스) 감독은 “한 가지 숙제를 안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타이베이 타오위안국제공항을 출발하기 직전 유 감독은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13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대표팀 최종 엔트리의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귀화혼혈선수 중 최종 엔트리에 탑승한 이는 이승준(동부)이었다. 유 감독은 존스컵 기간 동안 이승준을 비중 있게 기용했다. 중동의 강호들과 경쟁하려면 역시 높이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또 한 명의 귀화혼혈선수 문태영(모비스)을 대만까지 데려갔던 이유는 슈터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태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조성민(KT) 외에는 이렇다할 슈터가 없었다. 14일 존스컵 마지막 경기 대만전 전반에 극도로 득점이 떨어진 것은 조성민마저 흔들렸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왜 한국농구에 슈터가 사라졌는지, 농구인들 전체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슈터보다는 높이가 우선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승준이 승선하고, 넘치는 가드 자원 중 박찬희(상무), 포워드이지만 높이에서 한계를 노출한 최부경(SK)이 최종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 대신 발탁한 선수들은 대학생 문성곤(고려대·195cm)과 최준용(연세대·202cm)이다. 키가 커서 포워드로 쓸 수 있고, 슈팅능력까지 겸비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원래부터 슛에 소질이 있고, 나이에 비해 농구를 알고 한다”며 최준용과 문성곤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초 예비 엔트리로 분류해놓았지만, 새로운 피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종 엔트리로 끌어 올렸다.

유 감독이 존스컵에서 얻은 숙제는 하다디 같은 대형 센터를 보유한 이란, 흑인 센터를 귀화시켜 대표로 기용하는 중동국가와 대만 등 경쟁국들의 높이다. 대표팀은 17일부터 충북 진천에서 다시 합숙에 돌입한다. 유 감독은 “이때는 미국에서 흑인 센터 3명을 불러올 것이다. 이들을 훈련 파트너 삼아서 골밑에서 어떻게 수비를 해야 하는지 집중적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베이|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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