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박병하, 두 번 넘어져도 다시 살아난 ‘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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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5일 07시 00분


두 번의 낙차사고를 딛고 다시 벨로드롬에 선 박병하. ‘불사조’라는 별명답게 그는 실전 경주에서도 정면승부를 즐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두 번의 낙차사고를 딛고 다시 벨로드롬에 선 박병하. ‘불사조’라는 별명답게 그는 실전 경주에서도 정면승부를 즐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불사조라 불리는 사나이 박병하

두 번의 낙차 불구 승률 63% 완벽부활
“네티즌배 득표 1위 경기로 보답할 것
지구력 보강해 그랑프리 우승에 도전”

박병하(32·13기·김해팀)는 ‘불사조’로 불린다. 그는 비선수 출신으로 경륜훈련원에 수석 입학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8년 데뷔해서 동기중 가장 먼저 대상경주 트로피를 안았다. 특선급 강자로 거침없이 질주하던 박병하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건 2011년 8월.

도로 훈련 중 낙차 사고로 목을 다쳐 44일간 병원신세를 졌다. 재활 후 다시 벨로드롬에 돌아왔지만 불운은 끝나지 않아 11월에 경기 중 또 다시 자전거에서 떨어져 어깨 인대가 파열됐다. 그는 이 부상으로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2012년 3월, 4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경주로에 복귀했다. 시즌 내내 마음을 비우고 재활 훈련에 집중하다 보니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개구리가 움츠린 만큼 멀리 뛰듯 올 시즌 들어 박병하는 완전히 달라졌다. 승률 63%, 연대율 80% 삼연대율 90%로 완벽부활을 증명했다.

박병하의 귀환에 경륜팬들도 화답했다. 6월에 실시한 이사장배(네티즌배) 투표에서 특선급 1위를 차지한 것이다.

- 네티즌배 득표 1위를 차지했고 하반기엔 슈퍼특선반으로 승급한다.

“팬들에 감사한다. 승급 부담이 크지만 멋진 선행 승부로 보답하고 싶다.”

- 비선수 출신인데 경륜과 인연은.

“체육학과(울산과학대) 졸업을 앞두고 특강 강사를 통해 경륜을 알게 됐다. 부산경륜장에서 피스타 타는 법을 배웠다.”

- 6월9일 광명스피돔 결승에서 ‘대세’ 인치환을 제치고 우승했다.

“연대가 불리해 정면승부 밖에 없었다. 져도 좋다는 심정으로 선행 승부수를 던졌다. 막판에 인치환이 치고 올라와 진 줄 알았는데, 결과를 보니 내가 일착이었다.”

- 본인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순발력이 좋고 한번에 힘을 몰아 쓰는 것은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지구력은 약하다. 기어배수를 4.08에서 4.15로 올렸는데, 아직 적응이 덜돼 뒷심이 부족하다. 체력을 보강해 긴 거리 선행승부를 펼치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2008년 문화일보배다. 내가 우승, 친구 황순철이 2착, 지역 선배 김우년(은퇴)이 3착을 해 범창원팀이 입상을 독식했다. 요즘도 그 때를 생각하면 흥분된다.”

- 실력을 인정하는 강자는.

“이명현이 기흉 부상전 경주하는 동영상을 가끔 본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올해 전성기를 맞은 인치환도 뛰어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선행으로 입상을 하는 홍석한 선수에겐 존경심이 든다.”

- 결혼 계획은.

“4년간 사귄 여친과 내년 초에 가정을 꾸린다. 아내 내조를 받으면 경륜에 전념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 올 시즌 목표는.

“연말 그랑프리 결승에 진출한다면 경륜 역사에 길이 남을 멋진 정면승부를 펼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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