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구치, 이대호 능가하는 ‘회춘’ 타격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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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치 다다히토
이구치 다다히토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한국 나이로 40세인 '왕년의 스타'가 오릭스의 '빅 보이' 이대호(31)를 능가하는 회춘 타격을 연일 선보이고 있다. 주인공은 전 메이저리거 이구치 다다히토(지바 롯데).

1974년생인 이구치는 올시즌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맹활약하고 있다. 이구치는 타율 0.309로 리그 11위, 38타점-71안타로 타점-최다안타 부문 10위, 출루율 9위(0.395), 장타율 2위(0.565)다. 홈런 부문에서도 14개로 나카타 쇼-미첼 아브레이유(18개·이상 니혼햄)와 케이시 맥게히(15개·라쿠텐)에 이어 퍼시픽리그 4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현대 야구에서 타자의 가치를 측정할 때 매우 중요시되는 OPS(출루율+장타율)에서 이구치는 0.960을 기록, 나카타 쇼(0.979)에 이어 퍼시픽리그 2위다. 이대호(홈런 12개·0.931)와 아브레이유(0.928), 맥게히(0.939) 등 강타자들을 모두 제친 것. 올시즌 현재까지 가장 가치 있는 타자 중 한 명임을 기록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구치는 다이에 호크스에서 뛰던 2001년 타율 .261 30홈런 97타점 44도루, 2003년 타율 0.340 27홈런 109타점 42도루를 기록하며 도루왕 2회를 차지한 일본 야구의 대표 '호타준족'이었다. 소속팀의 1999년과 2003년 일본시리즈 우승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고, 베스트 9과 골든글러브를 각각 3회 수상(2001-2003-2004)한 이구치는 명실상부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였다.

이구치는 대학에 다니던 1996년 국가대표로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구치는 당시부터 메이저리그(MLB)를 꿈꿔왔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2004년 겨울 2년간 470만 달러에 MLB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진출했다.

이구치는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핫'한 첫해를 보냈다. 일본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시리즈와 월드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선수라는 명예도 가졌다

특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 날린 결승 역전 홈런은 많은 MLB 팬들의 뇌리에 이구치라는 이름을 아로새겼다. 2006년 6월 2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는 3점홈런과 만루홈런을 쳐내 일본 선수 역대 MLB 최다인 7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2009년 메이저리그(ML)에서 일본프로야구로 복귀한 이구치는 복귀 첫 해인 2009년 타율 0.281 19홈런 65타점 126안타로 노장답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더니 2010년에는 타율 0.294 17홈런 103타점(2위) 2루타 44개(1위) 사사구 112개(1위) 156안타를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2년간 이구치는 완연한 노쇠화를 보였다. 이구치는 2011년 타율 0.265 9홈런 OPS 0.737, 2012년 0.255 타율 11홈런 OPS 0.727에 그쳤다.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그러던 이구치가 올해 다시 전성기급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비록 나이는 속일 수 없어 도루 갯수는 3개에 불과하지만, 노장의 불꽃에 일본 야구팬들은 환호하고 있다.

이구치의 부활 속에 롯데는 올시즌 36승 1무 27패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제치고 퍼시픽리그 1위를 질주중이다. 이구치는 24일 발표된 일본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당당히 퍼시픽리그 2루수로 선발, 생애 9번째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이구치 다다히토 사진출처=이구치 다다히토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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