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착시 투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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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km 변화구 직후 145km 속구, 타자엔 157km 느낌
현란한 완급조절로 4승째… 다저스 8연패 탈출 구세주

야구에서 에이스의 역할은 팀의 연패를 끊어주고 팀의 연승을 이어주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코리아 몬스터’ 류현진(26)이 한화에서 키워온 ‘에이스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을 8연패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12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마이애미전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8번째 경기에 출전한 메이저리그 루키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베테랑급이다. 현재 전문가들이 류현진의 피칭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체인지 오브 스피드’다. 구속의 완급조절이다.

류현진의 평균 직구 구속은 144∼145km를 유지한다. 하지만 체인지업 다음에 던지는 직구는 타자들에게 150km 이상의 속구로 느껴지게 한다. 다저스 TV방송의 해설자 스티브 라이언은 류현진이 체인지업에 이어 145km(91마일)의 직구를 던지자 “타자는 157km(98마일)의 강속구로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전속 라디오 AM 570의 해설자 릭 먼데이도 “류현진은 체인지 오브 스피드가 일품이다”며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피칭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애미전에서 류현진의 구속은 직구 150km(94마일)에서 커브 110km(69마일)의 편차를 보였다.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구속의 최대 편차에서 류현진은 4위다. 디트로이트의 저스틴 벌랜더가 직구 160km(100마일)에서 커브 115km(72마일)로 가장 큰 편차를 보인다. 구속의 편차가 클수록 타자는 적응하기 어렵다.

류현진의 또 다른 장점은 야구를 읽는 수가 만수(萬手)라는 것이다.

류현진은 마이애미전에서 지난번 패전을 맛본 샌프란시스코전과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바로 초구에 볼을 선택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류현진의 교과서적인 피칭에 맞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마이애미전에서 류현진은 5회까지 2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초구 스트라이크는 6번만 던졌다. 역으로 타자와 상대한 것이다. 결국 류현진은 이날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안타(1홈런) 3볼넷 3삼진 1실점으로 마이애미 타선을 잠재웠다.

4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팀 내에서 유일한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피칭과 함께 다승 선두에 나섰다. 평균자책점은 3.40으로 낮춰졌다. 데뷔 후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피칭은 다저스 사상 1965년 클라우티 오스틴, 1966년 돈 서턴 이후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18일 애틀랜타와의 방문경기로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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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착시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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