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손승락의 못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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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일 07시 00분


넥센 마무리 손승락(앞)은 4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담담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1일 그는 “남자끼리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부끄러웠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넥센 마무리 손승락(앞)은 4월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담담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1일 그는 “남자끼리 고맙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부끄러웠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덤덤하던 손승락 동료·스태프 감사인사

“동기 오승환 대기록에 따라가는 입장
마운드에선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


“평소에 남자들끼리 고맙다고 표현하는 게 좀 부끄럽잖아요. 이럴 때라도 꼭 얘기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넥센 손승락(31)이 멋쩍게 입을 열었다. 대기록을 세운 뒤에도 담담한 표정을 짓던 그다. 그러나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르자 감사인사를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왔단다. 그는 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그동안 못 했던 말을 할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마무리투수는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준 동료들과 날 믿고 계속 마무리로 써주신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승락은 4월 30일 삼성전에서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따내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와 역대 최소경기 10세이브 기록을 동시 달성했다. 4년간 넥센의 소방수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는 무척 뜻 깊었던 날. 그는 “마무리로 롱런하는 선수가 많지 않은데, 그동안 아프지 않고 계속 이 역할을 해왔다는 게 뿌듯했다”며 “올 시즌은 오래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출발이 좋았다는 게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미있는 우연도 있다. 그는 역대 최소경기 기록 공동 보유자였던 동기생 오승환(삼성) 앞에서 새 기록을 썼다. 동기생인 둘은 대학 시절 국가대표팀에서 선발(손승락)과 마무리(오승환)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러나 손승락은 “나는 승환이의 길을 따라가는 입장”이라고 몸을 낮췄다. 오히려 “마무리를 하면 할수록 승환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왔는지 피부로 느낀다. 최고로 올라선 친구를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 ‘겸손’을 잠시 접어둔다. “마운드에 올라선 순간에는 무조건 나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누구에게도 처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던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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