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넥센 서건창 “내게 야구는 오직 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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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6일 07시 00분


1년 전 이맘때 넥센 서건창의 간절한 꿈은 2군에서라도 프로 유니폼을 계속 입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신인왕,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당당한 주전 2루수다. 새 시즌을 맞아 그는 또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1년 전 이맘때 넥센 서건창의 간절한 꿈은 2군에서라도 프로 유니폼을 계속 입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신인왕, 골든글러브 수상자이자 당당한 주전 2루수다. 새 시즌을 맞아 그는 또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넥센 서건창

드래프트 낙방·신고선수·방출·현역 제대·넥센 입단…
1년 만에 꿰찬 주전 2루, 시련 있었기에 값진 인간승리
시범경기 4할 맹타 불구 “출루율 등 더 높은 목표 도전”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그는 무수한 들꽃 중의 하나였다. 발길에 차이고, 비바람에 흩날려도, 누구 하나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이름 없는 들꽃이었다. 그러나 1년 만에 신분은 급상승했다. 더 이상 ‘오늘은 버틸 수 있을까’, ‘내일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당당히 넥센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은 서건창(24) 얘기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15일까지 0.400(15타수 6안타)의 타율을 기록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년차 징크스는 없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 낙방 후 LG에 신고선수 입단, 1군 1경기 출전 후 2009년 방출, 상무와 경찰청 테스트에서 탈락, 현역병 제대 후 2011년 9월 테스트 통해 넥센 입단, 2012년 신인왕 등극….

서건창의 기막힌 이력이다. 그는 지난해 인생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는 때론 독이 될 때도 있는 법. 역대 신인왕 출신 중 흔히 ‘2년차 징크스(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기도 한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 감독은 15일 시범경기 목동 한화전을 앞두고 서건창에 대해 “2년차 징크스는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은 허점이 있는 선수에게나 나타나는데 서건창은 그런 틈이 없다”며 웃었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서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다는 뜻이었다.

○체력 보완, 풀타임 2루수 소화

지난해 서건창은 말 그대로 ‘초짜’였다. 기회를 잡았지만 앞뒤를 재면서 야구를 할 수 없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불나방처럼 그는 눈 앞의 한 경기에 온 몸의 에너지를 불태웠다. 그래서일까.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체력이 고갈됐다. 한여름 폭염 속에 타격훈련을 위해 배팅 케이지로 향할 때, 그는 방망이를 땅에 질질 끌고 다니다시피 했다. 정신력으로 버텼다. 전반기엔 타율 0.290을 기록했지만 후반기 타율은 0.220에 머물면서 결국 시즌 타율도 0.266으로 마감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법. 그 1년의 경험이 그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무엇을 준비해야하고, 어떻게 시즌을 나야하는지를 체득했다.

“작년 캠프에서는 살아남아야하니까 무조건 열심히만 했어요. 경험이 쌓이면서 올해 캠프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좀 더 효율적으로 훈련을 하고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게 달라진 거라고 할까요?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해 체력훈련도 많이 했습니다. 한 시즌을 버티기 위해 체력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시즌 중에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자리를 지키는 게 아니라 다시 도전

아픔을 겪어봤기에, 절벽 앞에 마주서봤기에, 서건창은 밑바닥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이 추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이제 주전 2루수는 서건창이다”고 말해도 그는 손사래부터 친다.

“여기서 머무를 순 없어요. 자리를 지키기보다는 올해도 도전입니다. 지난해 수비에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캠프에서도 수비에 더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어요. 타격에서는 안타와 도루보다는 출루율을 높여 팀 득점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야구는 무궁무진하잖아요. 더 높은 목표를 세워서 도전을 해야죠. 그 목표를 달성하면 또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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