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낭랑 18세 최예지 “그린 ★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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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4일 07시 00분


스크린 골프대회 ‘G-TOUR’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상금여왕에 등극한 여고생 골퍼 최예지. 스크린골프의 ‘김효주’로 불리는 그의 다음 꿈은 KLPGA 프로골퍼가 돼 그린을 평정하는 것이다.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스크린 골프대회 ‘G-TOUR’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상금여왕에 등극한 여고생 골퍼 최예지. 스크린골프의 ‘김효주’로 불리는 그의 다음 꿈은 KLPGA 프로골퍼가 돼 그린을 평정하는 것이다.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스크린골프 퀸 최예지

동계훈련 대신 접한 스크린서 재미 푹
G-투어 상금여왕…스타기질 여고생
내달 KLPGA 세미프로 테스트 도전
빨리 프로 돼서 많은 관심 받고 싶어


“골프장에 가면 저를 알아보시고 사인해달라는 팬들도 생겼어요.”

여고생 골퍼 최예지(18·영동과학산업고3)는 스크린골프의 ‘김효주’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시작된 스크린골프대회 ‘G-TOUR’에서 프로 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상금여왕이 됐다. 상금은 자그마치 5022만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랭킹 57위에 해당한다.

여고생 바람을 일으키며 스크린골프를 평정한 최예지를 만났다.

○“프로가 돼서 더 많은 관심 받고 싶어요.”

“마지막 홀에서 꼭 버디를 해야 했죠. 약 8m 정도 남았는데 그 퍼트가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우승이 확정됐어요. 정말 짜릿했죠.”

지난해 시작된 G-투어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대회다. 8개 대회에 4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어 정규 프로골프대회 못지않은 열기를 내뿜었다. 여고생 골퍼 최예지는 당당히 초대 상금왕이 됐다. 그것도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썼다. 그 덕에 프로가 되기도 전에 유명해졌다.

최예지는 초등학교 5학년 겨울방학 때 골프를 시작했다. 스크린골프를 접하게 된 건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보통 골프선수들은 겨울이면 해외로 동계훈련을 떠난다. 추운 날씨 탓에 국내에서는 연습할 곳이 마땅치 않아 동남아 등지로 전지훈련을 간다. 그러나 최예지는 그럴 만한 형편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찾아 간 곳이 스크린골프장이었다.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하는 게 지겹더라고요. 그래서 훈련도 하고 게임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 스크린골프장에 가보게 됐죠. 실제로 경험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연습도 잘 되고요. 그러다 G-투어가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아, 저기 나가서 우승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스크린골프의 스타가 된 최예지는 유명세 덕에 좋은 일도 많이 생겼다. “주변에서 알아보는 분도 많아졌고 사인해달라는 팬도 생겼어요. 심지어 어떤 스크린골프장에 가면 저를 알아보고는 게임비도 안 받아요. 그래서 스타가 되려고 하나 봐요.”

최예지는 빨리 프로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야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벌써부터 스타기질이 엿보인다.

○스크린 다음은 KLPGA 정복

최예지는 1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상금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고교생인 그에겐 꽤 큰 돈이었다.

“대회에 나가기 전에 아빠와 약속했어요. 상금을 받게 되면 10%를 용돈으로 받기로 했죠. 그런데 덜컥 우승하면서 1000만원이나 받게 된 거예요. 그때 받은 용돈으로 사고 싶었던 선글라스를 구입했죠. 지금도 대회에 나갈 때면 그 선글라스를 써요.”

주변에서도 난리가 났다. 여고생인 그녀가 50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으니 친구들이 한 턱 내라며 야단이다.

“친구들 모두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사람이 없죠. 그렇다보니 저에게 한 턱 쏘라며 난리에요. 피자며 스파게티며 많이 사줬어요.”

최예지는 다음 목표를 확실하게 정했다. 스크린골프에서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는 KLPGA 프로골퍼가 돼 그린을 평정하는 것이다.

“올해 안에 프로가 돼 빨리 KLPGA 투어에 나가고 싶어요. 그런 다음 상금왕도 되고 싶고 대상을 받고 싶어요. 그 다음은 해외로 나가는 게 목표죠. 미국보다는 일본에 가서 활약하고 싶어요.”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긍정의 힘이다. 어린 나이에 힘든 일도 많이 겪었지만 한번도 좌절하지 않았다.

최예지는 “한번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어요.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친구들처럼 되겠지’라고 생각했죠”라면서 “잘 안되더라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이번 대회를 하면서도 한 번도 상금왕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그랬더니 마지막에 역전하더라고요”라며 활짝 웃었다.

최예지는 4월 KLPGA 세미프로 테스트에 도전한다. 스크린골프에 이어 필드에서도 여고생 돌풍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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