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ROOKIE] 그 겨울 3만번 스윙…타격도사도 반한 ‘물건 권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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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3일 07시 00분


올해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NC에 지명된 권희동은 신인임에도 발군의 타격재능을 인정받아 6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타격기계를 꿈꾸는 권희동이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올해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NC에 지명된 권희동은 신인임에도 발군의 타격재능을 인정받아 6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타격기계를 꿈꾸는 권희동이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올해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86순위 NC행
대만대표팀 양야오쉰 상대로 홈런 스타탄생

47일간 전훈캠프서 야간특타 500번씩 스윙
몸은 힘들어도 내내 즐거워…꿈같은 훈련

겁없는 신인…각팀 에이스 상대 안타 목표
리틀 박재홍? 외모는 박한이 선배 닮았는데…


NC 다이노스 권희동(23)은 타격능력이 뛰어난 신인이다. 아마추어 시절 ‘리틀 박재홍’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연습경기에서 대만대표팀 양야오쉰을 상대로 3점홈런을 때렸다. 대만에서 함께 경기를 지켜본 XTM 마해영, 이숭용 해설위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인상적인 홈런이었다. 마 위원은 “홈런은 누구나 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홈런은 아무나 칠 수 없다”고 말했다. 권희동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NC에 지명됐다. 입단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120경기 이상 출장과 상대 에이스들에게 안타를 치는 것이다. 그는 김경문 감독의 신임이 두터운 NC의 6번타자다. 올해 신인왕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양야오쉰이 누군지도 몰랐어요!

-반갑다! 시범경기가 시작됐는데 연일 안타를 치더구나.

“프로경기를 한다고 생각하니까, 신기하고 재미있고 그렇습니다. 기록은 안타인데…. 어떻게 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대만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정말 멋진 홈런을 쳤다. 양야오쉰을 상대로.

“홈런을 친 다음에 그 투수가 일본 소프트뱅크 선수란 걸 알았죠. 처음엔 누군지도 몰랐어요.”

-지금도 그 순간이 생각난다. 정말 인상적인 스윙이었어.

“제 앞에서 모창민 선배가 볼넷을 골라 나가고 초구가 볼이 되길래, ‘카운트 잡으러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죠. 맞는 순간 감촉이 정말 좋았어요.”

-그때 대만에서 마해영, 이숭용 두 해설위원과 함께 경기를 봤는데, 네가 홈런 치고 베이스 돌 때 세 명 다 일어나서 박수 쳤다. 마해영 위원이 ‘저런 홈런은 아무나 못 친다’고 했어. 이숭용 위원도 같은 말을 했고. 타격박사들이 감탄을 하니까 나도 덩달아 너에게 더 관심이 가더라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칭찬해주시니까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홈런 치고 덕아웃 들어가니까 선배들이 뭐래?

“코치님들까지 오셔서 ‘도대체 어떻게 친 거야?’ 하면서 축하해주셨어요.”

-그날 경기 전에 김경문 감독이 ‘연습경기지만 A매치’라면서 ‘꼭 이기겠다’고 했거든. 네 홈런 한방이 이기는 데 결정적이었어.

“이제 진짜 경기가 시작이니까요. 제가 쳐서 팀이 이기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46박47일, 3만 번 스윙했어요!

-스프링캠프가 길었다. 46박47일이야!

“태어나서 가장 많은 훈련을 했어요. 특히 타격훈련에 집중했죠.”

-도대체 어느 정도 훈련을 한 거야?

“3만 번은 스윙을 한 것 같아요. 매일 야간훈련 때 500번씩 스윙하고, 특히 소프트 토스를 많이 했어요. 야간훈련 끝나면 개인적으로 또 조금씩 더하고, 숙소 가면 그대로 곯아떨어지곤 했어요.”

-엄청난 훈련을 소화한 느낌이 어때?

“솔직히 몸은 힘들었지만, 저는 훈련 내내 즐거웠어요. 야구를 해서 프로에 입단하고, 스프링캠프를 가고, 저 같은 보통선수들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죠.”

-네가 왜 보통선수야? 만나는 코치마다 ‘권희동은 물건’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스스로 생각하는 타자 권희동의 장점은 뭘까?

“배트 스피드가 빠른 편이고, 코치님이 저의 최대장점은 ‘왼쪽 벽’이라고 하셨어요. 상체가 오픈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떤 공도 칠 수 있다고.”

-그거 좋다. 사실 상체가 열리면 좋은 타격하기 어렵거든. 단점은?

“아무래도 변화구 대처능력이죠.”

-걱정 안 해도 돼. 처음부터 변화구 잘 치는 타자는 없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별명이 ‘리틀 박재홍’이더라?

“아마 시절 제가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기자 분이 ‘리틀 박재홍’이라고 기사를 써주셨어요.”

-박재홍 해설위원은 스타 중의 스타야. 그런데 ‘리틀 박재홍’은 발도 빨라야 되는데.

“박재홍 선배님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빠른 편이죠. 누상에 나가면 공격적으로 뛰고요.”

-얼굴은 삼성 박한이와 닮았는데?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가족에게 처음 기쁨을 주는 것 같아요!

-야구는 언제부터 했나?

“경주 동천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했어요. 중학교 때까지는 포수를 했고요. 경주고 다닐 때는 3루수, 경남대에 가서 외야수가 됐어요.”

-포수, 3루수 했으면 어깨는 좋겠구나?

“엄청 좋지는 않고요. 던질 만큼은 던집니다.”

-야구를 포기하려고 했다면서?

“고3 때 그만두려고 했어요. 대학 가도 비전 없을 것 같고, 빨리 군대 갔다 와서 다른 길 찾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누가 마음을 잡아준 건가?

“어머니죠. 체육교육과니까 열심히 다녀서 체육교사 자격증은 따도록 하자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집중했나?

“아니요. 제가 술을 좀 일찍 배웠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대학교 가서도 계속 야구 안 한다고 했어요.”

-어머니가 힘 드셨겠다.

“한번은 어머니가 ‘너는 이기적인 아이구나’,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너를 뒷바라지한 부모를,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적이 있냐’고 하시면서요. 그때가 대학교 2학년 초인데 그때부터 열심히 했어요. 프로에 가겠다는 생각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지명은 9라운드에 됐다.

“4라운드까지 보다가 TV를 껐어요. 나중에 김용위 감독님께서 9라운드에 NC가 지명했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NC가 지명해줘서 기분은 좋았어요.”

-NC에 가고 싶었나?

“경남대를 다녀서인지 NC가 친근감이 있고요. 막연하게 NC에 가야 게임에 나갈 확률이 조금은 높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어머니께 감사해야겠다.

“네. 제가 기사도 나고 TV에도 나오고 하니까 정말 좋아하셔요. 할아버지, 할머니도 너무 좋아하시고요.”

○오승환 선배 공 안타 쳐보고 싶어요!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1군에서 120경기 출장, 그리고 각팀 에이스 공을 안타 치는 거죠. 삼성 오승환 선배 공도 꼭 한번 안타 쳐보고 싶어요.”

-120경기 나가려면 아프지도 않아야 해.

“운동하고 아픈 적은 거의 없어요. 대학교 때 타격훈련 하다 갈비뼈가 부러진 적 한번 빼고는요.”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는 건 신인에게 큰 어려움인데.

“하루하루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하려고요. 그리고 재미있게 할 생각입니다. 그게 최선일 것 같아요.”

-야구선수로서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

“어릴 때부터 가졌던 건데요. 한국시리즈 MVP요. 꼭 한국시리즈 우승은 해보고 싶어요.”

-팬들에게 한마디!

“가장 자신 있는 건 타격입니다. ‘타격기계’ 권희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NC 권희동. 스포츠동아DB
NC 권희동. 스포츠동아DB

권희동은?

▲생년월일=1990년 12월 30일
▲키·몸무게=177cm·85kg
▲출신교=동천초∼경주중∼경주고∼경남대
▲프로 입단=2013신인드래프트 NC 9라운드(전체 86순위) 지명
▲2013년 연봉=24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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