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가르는 스윙소리 박동원의 ‘공포 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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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일 07시 00분


박동원.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박동원.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주차장서 밤늦도록 나홀로 훈련
행인들 섬뜩…피해가기 해프닝


넥센 구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차려진 스프링캠프 숙소에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밤이 깊어 자정이 다 된 시간, 잠시 바람을 쐬러 산책을 나갔다가 행인들이 주차장을 피해 먼 길로 돌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사연은 이랬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묵는 레지던스 인 매리어트와 선수단 숙소인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사이에는 주차장이 하나 있다. 그런데 그 주차장의 어둠 속에서 한 선수가 연신 배트를 휘두르고 있는 게 아닌가. 자세히 살펴보니 주인공은 포수 박동원(23·사진). 선배 포수인 최경철, 허도환 등과 올해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칠 선수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마무리훈련의 최대 수확”이라고 칭찬했을 정도로 기대도 받고 있다. 그만큼 열의가 남다르다.

오후 2시면 모든 훈련이 끝나는데도, 밤늦도록 개인훈련에 열중하는 박동원의 모습에 흐뭇해진 것도 잠시. 이 구단 관계자는 곧 투숙객들이 쉽사리 주차장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덩치가 산만한 사내가 한밤중에 야구 방망이를 휙휙 휘두르는 모습이 위협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보기에는 정말 순하고 훈련 열심히 하는 선수지만, 잘 모르는 일반인들의 눈에는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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