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미란 역도인생, 은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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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8일 07시 00분


세계 역도 역사상 최고의 여자선수인 장미란이 전격 은퇴한다.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무려 10년 가까이 정상권의 실력을 유지했던 그녀는 은퇴 후 학업(용인대 박사과정)과 장학재단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세계 역도 역사상 최고의 여자선수인 장미란이 전격 은퇴한다.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무려 10년 가까이 정상권의 실력을 유지했던 그녀는 은퇴 후 학업(용인대 박사과정)과 장학재단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전격 은퇴’ 장미란이 걸어온 길
세계선수권 4연패·올림픽 금…바벨TOP 신화

한때 인상·용상·합계 세계신 모두 보유
작년 체전 3관왕 10연패후 고심끝 결단


세계 최고의 여자 역사(力士)가 살아있는 역사(歷史)가 됐다. 한국이 낳은 ‘역도여왕’ 장미란(30·고양시청)이 전격 은퇴한다. 복수의 역도 관계자들은 7일 “장미란이 고심 끝에 바벨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10일 은퇴기자회견을 열고, 23일경 은퇴식을 할 예정이다. 6월에는 국내 대회에서 역도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할 계획이다. 은퇴 이후에는 학업과 ‘장미란 재단’ 일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미란과 고양시청은 2010년 2월 3년 계약을 맺었고, 계약 종료 시점은 다음달 15일이다.

○장미란, 은퇴 결정은 왜?

장미란은 2012런던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급)에서 부상 투혼 끝에 4위를 차지한 뒤, 10월 전국체전에서 10년 연속 3관왕(인상·용상·합계)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초 체육계에선 “장미란이 런던올림픽 이후 은퇴할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선수 본인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한 적이 없었다. 도리어 역도 관계자들 사이에선 “체육계의 요청이 너무 간절하다. 한국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까지는 선수생활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사실 국내 무대에선 2위와의 격차가 상당히 커서 향후 몇 년간은 전국체전 석권이 유력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장미란은 선수생활 연장에 대한 주변의 권유를 깨끗하게 뿌리쳤다. 한 역도 관계자는 “장미란이 지난 10월 전국체전 이후 고심을 거듭했다. 국내 정상의 선수로 남기보다는, 세계 정상의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겠나. 선수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재단 일과 학업에도 뜻을 펼치고 싶어 했다”고 귀띔했다.

○‘로즈란’이 남긴 위대한 업적

장미란은 고교 진학 시점, 역도에 입문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천부적 힘과 감각으로 금세 국내 정상의 선수가 됐다. 2004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이후에는 여자역도 최중량급(+75kg)에서 무려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는 업적을 남겼다. 2005∼2009년 세계선수권을 4연패(2005·2006·2007·2009년)했고,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5년간은 챔피언의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한때는 여자역도 최중량급(+75kg) 인상(140kg·베이징올림픽)·용상(187kg·2009고양세계선수권)·합계(326kg·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모두 보유하며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선수 생명이 짧은 여자역도 최중량급에서 장미란처럼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지킨 인물은 세계 역도 역사상 없었다. 장미란이 국제무대를 휩쓰는 동안 탕궁홍, 무솽솽, 저우루루 등 중국의 라이벌들만 수차례 바뀌었다. 2009고양세계선수권 당시 국제역도연맹(IWF) 관계자는 “장미란 같은 선수는 아마 역도 역사상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로즈란’이 바벨을 내려놓으면서, 이제 그녀는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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