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전 대표팀감독 결국 협회에 내용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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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9일 07시 00분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1년을기다렸지만 잔여연봉 모르쇠 일관
내가 겪은 부당한 일 선례로 남기기 싫다”


“나 없이도 축구는 계속된다. 하지만 내가 겪은 부당한 일을 선례로 남기긴 싫다.”

조광래(58·사진)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조 전 감독은 28일 변호사를 통해 잔여 연봉 지급과 관련한 내용 증명을 협회에 보냈다. 여기에는 내년 1월9일까지 협회의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대표팀 사령탑 경질 이후 1년여 간 협회의 합리적인 태도를 기다려온 조 전 감독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당연히 받아야할 잔여 연봉을 받지 못하는 조 전감독과 끝까지 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협회의 대립각이 다시 첨예해진 것이다.

○법적 조치 왜?

조 전 감독은 이날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솔직히 이런(돈) 문제로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게 축구인으로서 정말 창피하지만 누군가는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나 혼자로 족하다”고 털어놨다.

협회는 작년 12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의 성적부진을 이유로 조 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였다. 기술위원회도 열지 않는 등 절차상의 하자로 축구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협회는 코칭스태프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사건건 갈등을 빚은 조 전 감독에게는 ‘괘씸죄’가 적용됐고, 박태하 수석코치와 서정원 코치, 김현태 골키퍼 코치 등은 국내 프로팀과 계약했다는 이유로 급여를 체불했다.

뒤늦게 협회는 이들 지도자들에게 1차 계약기간(2012년 7월까지)이 아닌 4개월 치 급여만을 제안했다. 자꾸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는 게 싫어 국내 코치들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지만 조 전 감독과 브라질 국적의 가마 코치는 끝내 뿌리쳤다. 그 중 외국인 신분의 가마 코치는 국제축구연맹(FIFA) 제소를 검토하다 8월 말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협회로부터 잔여 임금을 모두 받았고, 조 전 감독은 여전히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일로 협회는 올해 초 벌어진 비리 및 횡령, 절도 미수 직원을 퇴직시키며 지불했던 1억4000여 만 원의 위로금 지급과 맞물려 축구계 안팎으로부터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회에서는 임금 체불을 고용인이 피고용인에게 취하는 최악의 조치로 인식하고 있다.

조 전 감독은 “(경질되고) 1년을 기다렸다. 축구협회의 성의 있는 답변을 계속 기대했다. 그런데 끝내 아무런 답이 오지 않았다. 이 문제는 현 집행부에서 책임져야 한다. 누가 다음 회장이 되든지 차기 집행부에 부담을 안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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