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 열리는 WBC “한달 일찍 던지라고?” “방망이질 더 하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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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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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은 어깨에 무리, 타자에겐 소중한 경험
정규시즌에 희비 쌍곡선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태극마크를 꿈꾼다. 성적이 좋을 경우 국위선양은 물론이고 부와 명예도 뒤따른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2013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영광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WBC는 시즌 개막 준비가 한창인 3월 초에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만큼 일찍 몸만들기에 들어가야 한다. 투수와 타자의 입장도 미묘하게 엇갈린다.

○ 투수 “한 달 더 던지라고요?”

삼성 장원삼
삼성 장원삼
최근 KIA 선동열 감독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선발 삼총사 윤석민 김진우 서재응이 나란히 대표팀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휴식을 빼앗긴 선발요원들이 자칫 내년 시즌 컨디션 조절에 실패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는 타자보다 몸을 늦게 만든다. 체력과 어깨 보강이 먼저다. 이광권 SBS-ESPN 해설위원은 “투수들은 2월 캠프에서 캐치볼을 시작해 30개, 50개씩 투구수를 늘린 뒤 3월에는 실전감각을 익힌다. 3월 말이나 4월 초의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3월 초에 열리는 WBC에 맞춰 일찍 몸을 만들다 보면 어깨에 무리가 가는 등 장기 레이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제2회 WBC에 참가했던 투수들의 시즌 성적(표 참조)은 전년만 못했다. 2008년 12승을 거둔 장원삼(삼성)은 2009년 4승에 그쳤고 평균자책은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게다가 WBC는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와 달리 병역 혜택도 없다. 선수들의 동기 유발이 힘들다.

○ 타자에겐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

두산 김현수
두산 김현수
반면 타자들에게는 WBC가 보약이 됐다. 정근우(SK)는 2009년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WBC에 참가해 미국 중남미 일본의 까다로운 투수들을 상대하며 일찌감치 타격감각을 가다듬은 덕분이다. 김현수(두산)는 2008년에 비해 홈런 수를 15개나 늘리며 파워히터로 변신했다. 이 위원은 “타자들은 타격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1년 내내 방망이를 놓지 않는다. 한 달 일찍 몸을 만든다고 해서 부담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윤희상(SK) 손아섭(롯데)을 김진우(KIA) 추신수(신시내티)의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WBC#투수#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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