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코치… 삼성 김상식 이상민 코치, ‘조용한 리더십’에 팀 들썩

  • 동아일보

자신 낮추고 묵묵히 후배 지도-감독 보좌

프로농구 삼성의 김상식(왼쪽) 이상민 코치가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농구공을 함께 잡고 승리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김상식, 이상민 코치는 현역 시절의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김동광 감독을 묵묵히 보좌하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농구 삼성의 김상식(왼쪽) 이상민 코치가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농구공을 함께 잡고 승리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김상식, 이상민 코치는 현역 시절의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김동광 감독을 묵묵히 보좌하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용한 리더십.’ 프로필로만 보면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가장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삼성 코치진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프로농구 최고령 김동광 감독(59) 뒤에서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묵묵히 삼성 부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은 ‘농구에선 감독이 왕이다’라며 인터뷰 요청조차 부담스러워했다. 삼성의 코치진 김상식(44), 이상민(40)을 13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났다.

지난 시즌 최하위 삼성은 14일 SK전까지 4년 만에 5연승을 거두는 등 16일 현재 공동 5위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포 이승준의 이적, 주전 가드 김승현의 부상 등 전력 상승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김상식-이상민 코치의 세밀한 지도력이 김동광호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감독급 코치’ 김상식

김상식 코치는 오리온스 감독을 지낸 베테랑이다. 2010년 미국 프로농구 LA 레이커스와 2011년 네바다주립대에서 코치연수를 하며 선진 기술도 습득했다. 코치로 한국 무대에 복귀하는 것이 아쉬울 법도 했다. 김 코치는 “김동광 감독은 고려대 4학년 때 나를 기업은행에 스카우트해준 은인이다. 또 SBS 코치 시절 감독으로 모신 은사다. 스승이 불러줬는데 다른 말이 필요가 없었다”며 감사해했다.

현역 시절 ‘이동미사일’로 불렸던 김상식 코치는 삼성의 젊은 선수들에게 슈팅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오후 8시 시작되는 야간 자율훈련은 김 코치의 특별 과외 시간이다. 그는 “프로에선 가드라도 슈팅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과거 이충희 선배처럼 수비수가 달려들어도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조용한 리더십’ 이상민

삼성에서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딘 이상민 코치는 가드진 육성을 맡고 있다. 이 코치는 “난 그 흔한 농구교실도 안 해본 사람이다. 선수로서는 다 이뤘지만 코치로서는 완전 초보다. 배우는 자세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가드들에게 ‘주는 재미를 느껴라’와 ‘실책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했다. 그는 “가드는 코트 위에선 선후배를 따지지 말고 강하게 플레이해야 하는데, 삼성 가드들은 너무 착하다”며 “어이없는 실책은 줄이되 자신감을 가지고 최대한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식 코치는 이상민 코치의 노력을 높게 샀다. 김 코치는 “지도자가 되어서도 선수 시절처럼 대우받으려고 하다 팀 분위기를 망치는 신참 코치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이 코치는 바닥에서부터 노력하더라. 진정한 프로다”라고 칭찬했다. 이상민 코치도 김상식 코치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코치는 “김상식 선배는 ‘코치의 교과서’ 같다. 꼼꼼한 스타일의 김 선배에게 배울 수 있는 건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삼성 코치진#조용한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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