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울린 김호철… 러시앤캐시, 현대캐피탈 격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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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세트나 듀스 불꽃 접전

“2라운드 끝날 때쯤엔 해볼 만하다.”

프로배구 러시앤캐시의 김호철 감독은 부임 직후인 10월 중순 이렇게 장담했다. 이를 믿는 이는 많지 않았다. 당시 러시앤캐시는 선수들과 박희상 전 감독의 앙금이 워낙 깊어 팀워크가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러시앤캐시는 2012∼2013시즌 개막 후 8연패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선수단은 점점 하나가 돼 갔다.

김 감독의 ‘호언장담’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러시앤캐시는 1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3-2(25-27, 32-30, 25-22, 21-25, 20-18)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다섯 세트 가운데 3번이나 듀스 접전을 펼친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외국인 선수 다미는 데뷔 이후 최다인 35점을 올렸고 지난 시즌 신인왕 최홍석이 19점을 보탰다.

이날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근성의 배구를 보여줬다. 김 감독이 현역시절 보여준 악바리 정신이 살아났다. 최홍석은 4세트 11-11에서 다미와 서로 공을 받아내려다 충돌해 머리에 피가 흘렀지만 ‘반창고 투혼’을 발휘하며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다미도 입을 다쳤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김 감독은 5세트 14-12에서 현대캐피탈 가스파리니의 공격이 터치아웃이 아니라며 격렬히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TV의 느린 화면으로도 터치아웃이 아니었지만 비디오 판독 요청을 모두 쓴 상태여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러시앤캐시는 8일 약체 KEPCO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둔 뒤 전날까지 4연승을 달리던 우승후보 현대캐피탈마저 잡으며 상승세를 보였다. 8연패 후 2연승을 달린 러시앤캐시는 승점 6을 기록했다.

여자부 기업은행은 도로공사를 3-1(25-16, 17-25, 25-18, 25-17)로 꺾고 6연승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러시앤캐시#현대캐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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