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전 가능케 한 700만원짜리 방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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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7시 00분


22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다. SK 관계자들이 경기전 내린 비로인해 그라운드에 고인 물을 빼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2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다. SK 관계자들이 경기전 내린 비로인해 그라운드에 고인 물을 빼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 22일 문학구장.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은 근심어린 눈길로 하늘을 쳐다봤다. 오전부터 내린 비가 오후 들어서도 좀처럼 잦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보상으로는 오후 3시쯤 그친다고 했으나, ‘혹시나’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5차전이 우천 순연된다면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일정이 하루씩 뒤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SK 구단 관계자들은 느긋했다. 문학구장 배수시설이 좋은 데다, 예보를 보고 전날 밤 미리 그라운드를 덮어놓은 방수포의 위력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런 상황에 충분히 숙련돼 있는 SK는 “비만 그치면 경기를 진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예보대로 오후 3시가 되자 비는 멈췄다. 문학구장 관리요원들과 안전요원들이 총출동해 외야에 고인 물을 빼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곧이어 내야 전체를 덮은 650kg짜리 방수포를 걷어냈다. 내야 그라운드는 물기조차 없이 말끔했다. 잠시 후 햇살까지 비치자 최상의 그라운드 조건이 됐다.

문학구장 방수포는 SK가 2009년 미국에서 직수입했다. 이 방수포의 가격은 700만원이었다. 국내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처럼 내야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수포를 보유한 구단은 아직까지 SK가 유일하다. LG와 두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에도 방수포가 있지만 내야 흙 부분만 덮을 수 있다. 나머지 구단은 타석과 마운드만 덮는 원시적 방수포만 갖추고 있을 뿐이다.

이제 프로야구도 30년이 넘었다. 다른 구장도 문학 같은 방수포 정도는 구비해야하지 않을까. 700만원의 비용이 부담되는 구단은 없을 것이다. 결국 의지의 문제이자, 팬서비스 정신의 문제다.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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