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9회말 3루서 끝내, 끝내지 못한 3·4번타자

1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이번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 9회말 2사 1,3루 롯데 김성배가 SK 이호준을 내야 땅볼로 아웃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문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SK 선수들의 올 시즌 개인성적은 썩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2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SK 구단 관계자는 “국민은 가난한데 나라는 부자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비용 고효율’의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안타를 적게 쳐도 도루 잘하고, 번트 잘 대고, 적시타 잘 치면 이길 수 있다”는 SK 선수들의 말이 모든 것을 함축한다. 그러나 17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SK는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4-4로 맞선 9회말 1사 후 정근우가 2루타로 출루했다.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무리한 다이빙으로 한 베이스를 더 간 것이라, 분위기는 SK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롯데 김성배는 좌타자 박재상을 고의4구로 내보내고, SK의 3·4번 최정과 이호준을 상대했다. 이호준은 1차전 2회말, 최정은 2차전 1회말 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격 컨디션이 한창 물오른 상황이었다. 그러나 준PO부터 맹활약하고 있는 김성배의 구위도 만만치 않았다. 김성배는 1사 1·2루서 최정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삼진과 동시에 더블 스틸을 허용해 2사 2·3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다음 타자 이호준도 초구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위기 뒤 찬스. 롯데는 결국 10회초 결승점을 뽑았다. SK는 4-5로 뒤진 10회말에도 1사 1·3루의 기회를 얻었지만, 주특기인 ‘짜내기’에 실패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