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 늑장·훈련장 차별 해도 너무한 이란의 홈 텃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7시 00분


이란전(17일)이 열릴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산소 부족은 호흡 불안과 조기 체력 저하를 가져온다. 쉽게 숨이 차다보니 선수들이 느낄 피로감도 평소보다 훨씬 깊다. 이미 몇몇 선수들은 코피를 흘렸고, 기관지염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 또 경기 당일 10만여 홈 관중이 외칠 데시벨 높은 소음도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워낙 경기장 관리가 허술하다보니 잔디 상태도 좋을 수 없다. 최강희호가 평소보다 빠른 8일 원정길을 떠난 것도 유난히 대두된 현지 적응 때문이다.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 2무2패로 아직 승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여기까진 환경적인 문제로 모든 원정 팀들이 감수할 부분이다. 진짜 고충은 따로 있다. 대표팀은 이란 외무성의 어이없는 몽니로 출국 당일에야 간신히 비자를 발급받았다. 차일피일 답변을 미루다 출국 당일에야 승인이 났다. 대표팀 스태프는 선수단의 출국 직전까지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훈련장에서도 차별을 당했다. 조명시설이 있으면 그라운드가 딱딱했고, 대체로 확보했던 그라운드는 조명이 없어 킥오프 시간(현지시간 오후 8시)에 맞춘 훈련 스케줄을 짤 수 없었다. 재요청한 내셔널 아카데미 그라운드는 이란대표팀이 사용 중임에도 “공사 중이라 내주기 어렵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그간 원정 팀에 너무 잘해줬다. 내년 6월 이란이 한국 원정을 오면 한강시민공원 필드를 훈련장으로 내줘야 한다”는 최강희 감독의 농담에는 뼈가 있었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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