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양떼 불펜의 힘 봤지?”…허리 편 거인, 곰 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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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3일 07시 00분


롯데 선수단이 12일 준PO 4차전 승리 직후 PO행을 자축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홈팬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롯데 선수단이 12일 준PO 4차전 승리 직후 PO행을 자축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보이며 홈팬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직|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롯데 준PO 3승 모두 불펜투수가 거둬
선발요원 송승준 미들맨 투입 승부수도
두산 양의지 여유 못찾아 끝내기 실책


롯데 불펜의 힘이 두산을 앞섰다. 시리즈 동안 선발투수들이 제대로 버텨주지 못했고, 불펜에서 결국 두 팀의 승패가 결정 났다. 실책이 쏟아졌던 1차전과 달리 2·3차전부터는 수비에서 파인플레이, 호송구 등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게임의 흐름을 끊는 주루사, 견제사 등 결정적 찬스를 무산시키는 아쉬운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스코어 상으로는 긴장감이 있었지만 내용에선 아쉬웠다. 공격에선 하위타선의 선전이 돋보였다. 양 팀 벤치는 투수 교체 타이밍을 어떻게 할지에 집중했을 것이다. 적절한 타이밍도, 아쉬운 타이밍도 있었다. 이제 1∼2년 경험을 쌓은 두 감독이 이번 시리즈를 경험 삼아 앞으로 더 좋은 야구를 보여줄 것으로 본다.

-두산은 잘 몰아가던 경기에서 8회 위기를 자초했다.

“니퍼트를 올리면서 게임을 확실하게 굳히려고 했지만 니퍼트가 4연속안타를 맞으면서 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홍상삼이 등장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으면서 본인의 심리적 상태는 베스트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제구력이 안 되면서 동점까지 허용했다. 6∼7회를 공 17개로 잘 막은 변진수를 좀더 오래 끓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두산은 지면 시리즈가 끝나는 8회 위기에서 마무리 프록터를 써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쓰지 않은 것은 감독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시즌 중 주자가 몰려 있는 상태에서 프록터의 내용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었기에 쉽게 등판시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시리즈는 1차전을 제외하는 불펜에서 승패가 결정되는데, 두산이 롯데에 비해 불펜의 힘이 떨어진다.”

-결국 연장 10회 송구 하나가 시리즈를 결정했다.

“양의지가 프록터의 볼을 빠트렸고, 이 순간 2루주자 박준서가 3루를 향했다. 침착하게 송구했더라면 잡을 수 있었다. 위기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롯데는 초반 두산에 경기 주도권을 쉽게 넘겨주면서 힘들게 이닝을 넘겼다. 2회초 윤석민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롯데로선 아쉬웠다.

“볼카운트 1B-1S서 변화구가 한 가운데로 갔다. 롯데 선발 고원준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던졌는지 궁금하다. 투수는 볼 하나하나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 카운트를 잡는 공, 유인하는 공, 타자를 위협하는 공, 승부를 거는 공 등 목적구에 대한 의식이 확실치 않았다고 본다. 힘 있는 4번타자에게 그냥 던졌다.”

-롯데 벤치는 3회 선발을 교체하고 송승준을 투입하는 등 결단이 빨랐다.

“3회초 1사 2루서 송승준이 투입됐다. 롯데 벤치의 오늘 경기에 대한 생각이 나타났다. 문제는 2사 1·2루서 윤석민에게 전 타석에서 홈런 맞은 구종과 비슷한 공으로 쉽게 카운트를 잡으려 했다는 것이다. 볼 카운트에 따른 투구법에 대해 이해가 충분히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윤석민은 3번째 타석에도 2구째를 쳤다.”

-롯데로선 2회에 이어 4회에 3안타를 치고도 득점을 못했는데.

“4회말 손아섭의 2루타와 홍성은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박종윤 은 볼카운트 2B-1S서 떨어지는 볼에 두 번이나 헛스윙해 삼진을 당했다. 벤치와 3루코치, 선수와의 사인이 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종윤이 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쳤기 때문에 벤치에선 꼭 주자를 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선수는 이런 벤치의 의도를 확실히 알고 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때 박종윤의 슬래시 자세가 나빴다. 중심이 너무나 앞에 있었다. 낮은 변화구에 적응하기 어려운 자세였다. 평소 박종윤의 슬래시 작전 수행능력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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