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故김대현, 선동열 깬 OB에 10이닝 완투승

  • Array
  • 입력 2012년 10월 11일 07시 00분


고 김대현은 1987년 OB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연장 10회까지 완투하며 해태에 승리를 안겼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거둔 김대현은 이듬해 교통사고로 짧은 생을 마쳤다. 스포츠동아DB
고 김대현은 1987년 OB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연장 10회까지 완투하며 해태에 승리를 안겼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거둔 김대현은 이듬해 교통사고로 짧은 생을 마쳤다. 스포츠동아DB
10월 11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89년 태평양-삼성 ‘3시간50분’ 격전 속
박정현 혼신피칭하다 9회 투아웃에 병원행


김대현. 1985년 해태에 입단해 4년도 못 채운, 짧은 선수생활을 했다. 통산 80경기에 등판해 16승13패5세이브, 방어율 3.76을 기록했다. 이름 앞에 고(故)자가 붙는다. 1988년 8월 27일 팀 휴식일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김대현이 이승에 있을 때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피칭이 나왔다. 1987년 10월 11일, 해태-OB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다. 김대현의 모교(전주고∼원광대)가 있는 전주에서 벌어졌다. 당시 OB가 2승1패로 리드. 3차전에서 선동열을 격파해 사기가 오른 OB였다. 해태는 3-3이던 연장 10회 1사 만루 서정환 타석에서 최일언의 폭투로 끝내기 결승점을 뽑았다. 포스트시즌 첫 끝내기 폭투였다. 김대현은 1차전 승리에 이어 4차전에서도 10회를 완투하며 40타자를 상대로 9안타 3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 1986년 삼성-OB의 플레이오프 1차전. 그해 경기방식의 변경으로 전·후기 2위 해태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전기 우승팀 삼성과 후기 우승팀 OB는 최초의 플레이오프 대결을 펼쳤다. 삼성 선발은 김일융. OB는 에이스 최일언 대신 박노준을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김일융은 4안타 무실점, 박노준은 6안타 1실점으로 나란히 완투했다. 1회 1사 2루서 터진 이만수의 적시타가 결승타였다.

○ 1988년 빙그레-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름으로 더욱 유명한 김대중(빙그레)이 완투를 했다. 한자 이름(金大中)까지 정치인 그분과 같은 김대중이 4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천안북일고∼동아대 출신의 김대중은 투구폼을 사이드암으로 바꾼 뒤 새롭게 태어났다.

○ 1989년 태평양-삼성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시간50분의 격전이었다. 사흘 전 14이닝 완투승을 거둔 태평양 박정현이 마운드에서 쓰러졌다. 연장 10회말 곽권희의 끝내기 중전안타로 태평양이 2-1 승리. 정명원에 이어 4회 등판한 박정현은 9회 투아웃까지 혼신의 피칭을 하다 마운드에서 더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허리 이상이었다. 부축을 받고 내려와 인천중앙병원으로 후송됐다. 양상문이 구원승을 따냈다.

○ 1992년 빙그레-롯데의 한국시리즈 3차전. 감독의 지시를 거부한 빙그레 이종호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빙그레가 1-0으로 앞선 2회 무사 1·2루. 이종호는 보내기번트 지시를 받았으나 초구를 휘둘러 파울이 됐다. 롯데의 전진수비를 보자 안타 욕심이 났다. 화가 난 김영덕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뭐 하는 거냐”고 소리를 쳤다. 이종호는 결국 번트를 댔으나 포수∼3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2009년 SK-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 도중 관중의 손이 경기를 방해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3-3이던 7회초 2사 1·2루서 SK 박정권의 타구 때였다. 타구는 좌익수 김현수의 글러브 위로 날아가다 관중이 내민 손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그 사이 2루주자 정근우와 1루주자 박재상이 득점에 성공했다. 타구가 관중의 손에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갔기에 심판이 볼데드를 선언한 뒤 정상적인 상황을 가정해 조치를 취해야 했다. 그랬을 때 1루주자의 득점까지 인정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두산 김경문이 이에 대해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