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데뷔골…단, 2분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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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07시 00분


후반 21분 교체 출전해 2분만에 결승골
홈팬에 눈도장…라리가 ‘성공시대’ 예고

박주영(27)이 데뷔 2경기 만에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박주영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갈리시아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헤타페와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23분 결승골을 넣었다. 박주영은 후반 21분 마리오 베르메호와 교체로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2분 만에 득점했다. 크론-델리의 왼쪽 크로스를 끝까지 본 뒤 문전 안쪽으로 쇄도해 펄쩍 뛰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박주영은 원래 데뷔 무대에 강한 사나이다.

박주영은 2005년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뒤 2경기 만인 성남 일화전에서 골을 넣었다. 2008년 여름 프랑스 AS모나코로 이적한 뒤 그해 9월 리그 데뷔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아시아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편견을 단숨에 잠재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15일 발렌시아와 원정경기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른 후 바로 다음 홈경기에서 골을 폭발시키며 홈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의 오랜 방황을 딛고 스페인에서 성공시대를 예고하는 득점이기도 하다.

골 뿐 아니라 경기내용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박주영의 가장 큰 장점은 순간적으로 수비수 뒤로 돌아들어가 비호같은 움직임으로 찬스를 포착하는 것이다. 몸싸움이 잦고 거친 프리미어리그보다 스페인은 기술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 자신과 궁합이 잘 맞음을 입증했다.

자신감도 붙었다. 박주영은 후반 42분에는 후방에서 길게 때려준 볼을 받아 오른발 트래핑으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 낮은 왼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우측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자신감이 없다면 하기 힘든 플레이였다. 박주영이 계속 평정심을 갖고 흐름을 이어간다면 부활 가능성은 높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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