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가 다섯 계단 밑인 팀을 상대로 거둔 것이지만 의미 있는 승리였다. K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과 전북은 16일 상하위 리그가 분리된 스플릿 시스템 가동 후 첫 경기인 K리그 31라운드에서 각각 6위 부산과 7위 제주를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서울은 2006년 10월 29일 이후 9경기(6무 3패) 연속 무승에 그쳤던 부산에서 승리를 맛보는 소득이 있었다. 스플릿 시스템 가동 전까지 4경기(3무 1패)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던 전북은 39일 만에 승리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한 서울(승점 67)과 전북(승점 62)은 승점 5점 차를 유지하면서 선두 경쟁 모드를 이어갔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전북과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를 내세워 2010년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서울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을 다툴 라이벌로 꼽혔다. 공격 축구의 선봉을 자처한 두 팀답게 17일 현재 팀 득점에서 전북이 61골로 1위, 서울이 56골로 제주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31라운드의 전체 승점에서는 서울이 앞서고 있지만 앞으로 상대하게 될 스플릿 시스템 상위 리그 팀들과의 맞대결 성적만 놓고 보면 전북이 좀 더 우위에 있다. 스플릿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까지 전북은 상위 리그 진출 7개 팀을 상대로 한 14경기에서 7승 5무 2패를 기록해 승점 26점을 챙겼다. 이에 비해 서울은 5승 6무 3패로 승점 21점을 쌓는 데 그쳤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의 “우리 팀은 역전승이 많은 팀이다. 리그 순위에서도 역전해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얘기는 상위 리그 진출 팀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과 맥이 닿아 있다. 하지만 전북은 서울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 1패로 밀렸다는 게 아킬레스 힘줄이다. 상위 리그 진출 팀 중 상대 전적에서 전북에 앞선 팀은 서울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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