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퇴장의 전설’ 콕스 “퇴장도 전술이야”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8일 07시 00분


KIA 선동열 감독(오른쪽)이 16일 문학 SK전 8회말 무사 1·2루서 이호준의 타구가 파울로 판정되자 심판에게 항의한 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이후 선 감독은 선수단을 철수시켜 역대 21번째 감독 퇴장을 당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선동열 감독(오른쪽)이 16일 문학 SK전 8회말 무사 1·2루서 이호준의 타구가 파울로 판정되자 심판에게 항의한 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이후 선 감독은 선수단을 철수시켜 역대 21번째 감독 퇴장을 당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미야구 감독 퇴장 사례와 의미

“내가 당하는게 낫다”…선수 대신 항의
ML선 ‘야구 일부’ 간주 명성 흠집 없어

한국최다 김응룡, 딸 혼기에 단절 선언

KIA 선동열 감독이 16일 문학 SK전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고 선수들에게 덕아웃 철수를 지시하면서 퇴장을 당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생애 처음으로 퇴장을 경험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선 감독에게 제재금 100만원과 엄중경고 조치를 취했다. 선 감독의 퇴장과 맞물려 역대 감독의 퇴장 사례를 살펴본다. 아울러 프로야구 감독의 퇴장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한국프로야구의 감독 퇴장 역사

한국프로야구에서 감독의 퇴장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올 시즌 한화 한대화, 넥센 김시진, KIA 선동열 등 3차례 감독 퇴장 사례가 발생했는데 이례적이다. 올 시즌까지 31년간 감독 퇴장은 총 21차례. 한 시즌에 3차례나 감독이 퇴장 당한 것은 1985년(해태 김응룡, OB 김성근, 롯데 강병철)에 이어 사상 2번째다. 1989∼1996년에는 8년 연속, 2001∼2005년에는 5년 연속 감독 퇴장이 없기도 했다. 김응룡 감독은 5차례 퇴장을 당해 역대 최다 퇴장 감독으로 남아 있다. 뒤를 이어 김성근 감독도 페넌트레이스에서 3차례 퇴장을 당했는데, 200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선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 감독 퇴장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보비 콕스 감독의 158회 퇴장

2010년을 끝으로 애틀랜타 사령탑에서 물러난 보비 콕스 감독은 2504승을 올려 메이저리그 역대 감독 최다승 4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무려 158차례나 퇴장을 당했다. 존 맥그로 감독(131회)을 넘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콕스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추가로 3차례 퇴장을 당했다. 29년간 감독생활을 했으니 연평균 5.4회의 퇴장을 당했다. 연평균 숫자가 김응룡 감독의 통산 퇴장 숫자보다 많다.



○감독의 퇴장도 야구의 일부

메이저리그에선 감독의 항의를 야구의 일부로 보는 것처럼, 감독의 퇴장 역시 야구의 일부로 보고 있다. 콕스 감독의 퇴장 경력은 그의 명성에 흠이 되지 않는다. 콕스 감독은 “선수가 퇴장 당하는 것보다 내가 퇴장 당하는 것이 경기에 덜 영향을 미친다”며 소속팀 선수의 불이익이 발생할라치면 자신이 전면에 나서곤 했다. 명장으로 평가받는 얼 위버 감독은 볼티모어 감독 시절 시범경기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당시 심판이 “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덤비느냐”고 묻자 그는 “이것도 시즌을 위한 준비”라고 대응했다. 한국의 김응룡 감독은 사령탑 말년에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됐는데 더 이상 퇴장을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마치 야구 감독으로서 퇴장 당한 자신을 전과자처럼 본다는 의미였다. 한국은 과거 감독이 퇴장을 당하기만 하면 출장정지와 벌금을 물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 메이저리그처럼 감독의 퇴장도 야구의 일부로 보고, 단순퇴장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