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2% 채울 ‘저니맨 박태웅’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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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7시 00분


7월 자유계약을 통해 강원에서 수원으로 새 둥지를 튼 박태웅이 수원에 2% 부족한 팀 정신과 희생을 채우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7월 자유계약을 통해 강원에서 수원으로 새 둥지를 튼 박태웅이 수원에 2% 부족한 팀 정신과 희생을 채우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경남 연습생…강원행…그리고 수원 이적
아픔도 있었지만 활동량·희생정신 발군
수원 로테이션·경쟁구도 신선한 자극제


도무지 풀리지 않는 수원 삼성이다. 주말 포항과 K리그 31라운드 홈경기마저 1-2로 졌다. 이제 기적 없이는 올 시즌 정상 탈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히 모든 걸 잃진 않았다. 소득도 있었다. ‘기대주’ 박태웅(24)의 기량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한 그는 팀이 0-2로 뒤진 후반 36분 하태균의 만회골을 배달했다. 프로 통산 2번째 공격 포인트(2호 도움)이자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뛴 3번째 경기에서 올린 공격 포인트다.

킥오프 직전, 출전 엔트리를 보며 익숙지 않은 이름에 놀란 취재진에게 “기대해도 좋다”던 수원 윤성효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170cm 작은 체구의 박태웅은 넓은 활동량으로 공수를 오갔고, 부상 중인 동료들(오장은, 박현범)의 공백을 메워 갈채를 받았다.

이제 프로 3년차.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사연과 아픔이 많아 감동은 더욱 컸다.

숭실대 재학 중 경남FC 연습생으로 2010시즌 프로에 발을 디딘 박태웅은 그해 2경기에 출전한 뒤 작년 강원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도약을 꿈꿨다. 강원 김상호 전 감독도 ‘될성부른 떡잎’으로 박태웅을 꼽으며 믿음을 줬다. 14경기 출전, 어시스트 한 개. 행복은 길지 않았다. 김 전 감독이 떠난 뒤에는 팀 훈련조차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결국 짐을 꾸렸다. 조건 없이 풀려난 박태웅을 받아준 건 수원이었다. 물론 억대 연봉자와 거리가 멀다. 7월 말 새 동료들을 만났고, 8월11일 상주와 홈경기 교체 출격을 시작으로 26일 성남 원정에 나서며 수원맨 행보를 시작했다.

윤 감독은 “살림꾼이 필요했다. (박)태웅이가 이를 채울 선수”라고 했고, 수원 구단도 “성실함과 희생정신은 팀에 보탬이 된다”고 한다. 호화 진용을 구축한 수원에 부족한 2%로는 팀 정신과 희생이 꼽혀왔다.

더불어 수원이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던 로테이션 정책에도 힘을 실어줬다. 스타급 동료들에게 긍정의 경쟁의식과 일정 정도의 자극을 준 건 당연지사. 필드에서 활약이 이름값, 몸값에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박태웅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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