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빠진 살…난 게을렀다” 스무살 임찬규의 반성문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3일 07시 00분


임찬규. 스포츠동아DB
임찬규. 스포츠동아DB
한때 구속도 뚝…2군서 절치부심
1군 복귀후 펄펄…“간절함 찾았다”


고졸 신인으로서 9승6패7세이브. 야구 관계자들은 그를 가리켜 “LG의 10년을 이끌 투수”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임찬규(20·LG·사진)의 프로 2번째 시즌은 처참했다. 팀의 마운드를 이끌기는커녕 1군 무대에 제대로 붙어있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12일 잠실 SK전을 앞둔 임찬규는 솔직히 고백했다. “저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게을렀습니다.”

그 증거 중 하나는 급격한 체중감소. 지난 시즌 가장 구위가 좋을 때 체중은 약 84kg. 그러나 올 시즌에는 한 때 76kg까지 빠졌다. “남들은 게으르면 살이 찐다는데 저는 반대에요. 운동을 열심히 할 때 오히려 살이 붙더라고요.” 체중과 함께 구속까지 떨어졌다. 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붙이던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는 자취를 감췄다. 구속은 140km 전후에 머물렀다.

“제대로 1군에서 던지기라도 했다면 ‘2년생 징크스’라는 핑계라도 댈 텐데…. 그런 상황조차 안됐죠. 팀에 도움은 못될망정 폐는 안 끼쳐야 하는데…. 팬 분들도 그러셨겠지만, 저 역시 제 자신에게 실망감이 컸어요.” 달콤한 1군 무대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졌다. 박석진 2군 투수코치 역시 “절실함을 잊지 말라”고 그를 다독였다.

현재 그의 체중은 82kg까지 회복됐다. 8일 잠실 KIA전에선 4이닝 무실점으로 부활의 실마리도 잡았다. 어느덧 구속은 143km까지 올라왔다. “올 한해 못했지만, 덕분에 간절함을 찾았어요. 앞으로의 10년과 바꾼 셈 치려고요.” 아프니까 청춘…. 스무 살 비망록 속에는 반성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잠실|전영희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