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성지’에 성화 다시 타오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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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패럴림픽 개막… 기대하세요, 열정으로 쓰는 감동 드라마
165개국 7000여명 참가… 한국 금 11-종합 13위 목표… 성화 봉송 홍석만 “큰 영광”

거친 숨소리와 벅찬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는 곳. 그곳에서 다시 성화가 타올랐다.

‘또 하나의 올림픽’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이하 패럴림픽)이 29일 오후 8시(한국 시간 30일 오전 4시) 메인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는 165개국 7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20개 종목에서 메달을 다툰다.

영국은 패럴림픽의 성지다. 독일에서 망명한 루트비히 구트만 박사가 1948년 척수 장애인을 위해 개최했던 양궁 대회가 런던 인근 스토크맨더빌에서 처음 열린 뒤 점차 규모가 커졌고 1960년 로마 대회를 시작으로 또 하나의 올림픽으로 발전했다.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맨더빌’은 패럴림픽의 발상지 스토크맨더빌에서 따온 것이다. 하반신 마비를 의미하는 paraplegia와 올림픽(Olympic)을 합성해 만든 패럴림픽(Paralympic)은 1964년 제2회 도쿄 대회부터 공식 용어가 됐다. 비장애인 올림픽과 대등(parallel)한 올림픽이라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

‘패럴림픽의 고향’에 걸맞게 영국 국민의 성원은 뜨겁다. 전체 250만 장의 티켓 가운데 이미 240만 장이 팔려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처음으로 발행 티켓이 매진되는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배스천 코 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은 “역대 가장 크고 가장 멋진 패럴림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식에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참석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149명의 선수단(선수 88명)을 파견해 육상 수영 사격 양궁 보치아 유도 골볼 등 13개 종목에 출전하는 한국은 금 11, 은 8, 동메달 13개를 따 종합 13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68년 제3회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회부터 참가해 온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88년 서울 대회의 종합 7위다. 한국은 30일 양궁과 사격 등을 시작으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편 개막식을 앞둔 29일 오전 휠체어육상의 홍석만(37)과 대한장애인체육회 한용외 부회장(65)은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다. 한국인이 패럴림픽 성화를 봉송하게 된 것은 2010 밴쿠버 장애인겨울올림픽 때의 장향숙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 이후 두 번째다. 홍석만은 한국 장애인체육의 아이콘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의 100m와 200m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패럴림픽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400m에서도 우승해 패럴림픽에서만 금 3, 은 1, 동메달 3개를 얻은 세계적인 선수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는 성화 릴레이를 소개하면서 이번 대회 대표 주자로 홍석만을 꼽았다. 한 부회장은 한국 장애인체육의 기반을 닦은 인물로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사장, 삼성재단 총괄사장 등을 역임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의 전신인 장애복지진흥회의 실무 책임자로 활동했다. 수많은 런던 시민의 환호 속에 성화 봉송 임무를 마친 홍석만은 “패럴림픽의 발상지에서 성화를 봉송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런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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