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컴백…왜 미드필더로 뽑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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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7시 00분


박주영이 6개월 만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술적인 고민과 훈련을 통해 이동국과의 공존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박주영이 6개월 만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술적인 고민과 훈련을 통해 이동국과의 공존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스포츠동아DB
최강희 감독 우즈베키스탄전 엔트리 23명 발표

박주영 활용 극대화 포석…희생 책임 강조
사실상 공격수 염두…이동국과 호흡 관건


박주영(27·아스널)이 우즈베키스탄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9월11일 오후 10시·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센트럴스타디움)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국가대표팀 최강희(53)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즈벡 원정길에 오를 엔트리(23명)를 발표했다. 박주영이 태극마크를 단 건 2월29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홈경기(한국 2-0 승)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최강희호는 다음 달 3일 파주NFC에 소집돼 4일 우즈벡으로 출국한다.

○박주영의 선발 배경과 향후 과제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감독은 크게 4가지 항목을 주문했다. ▲자부심 ▲자신감 ▲책임감 ▲희생정신 등이다. 박주영의 재 발탁 배경에 대한 물음에 그는 “별다른 배경은 없다.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자부심, 자신감, 책임감, 희생을 절대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여기에 집중한다면 더욱 강한 대표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한국 축구를 둘러싼 긍정의 기류도 ‘박주영 끌어안기’에 한 몫 했다.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각급 대표팀의 분위기였다. 최 감독은 “현재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라 생각한다. 2월 쿠웨이트전부터 대표팀을 이끌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내부 결속이었다. 대표팀 일원으로서 자부심과 희생할 것을 계속 강조했다. 이를 잘 따라줬다. 성적도 나쁘지 않지만 분위기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선수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열릴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월말 박주영의 병역 회피 논란이 일자 최 감독은 최종예선 1, 2차전 때 박주영을 제외했다. 당시 최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에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해명 인터뷰를 가질 것을 요청했으나 박주영은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행히 박주영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런던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홍명보호가 동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자신의 명령을 거절한 듯한 모양새를 취한 박주영에게 최 감독이 먼저 열린 제스처를 취하면서 갈등이 아닌, 새로운 관계 정립의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해결된 건 아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본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 자원으로 뽑았다. 물론 공격 카드로 완전히 제외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다재다능한 박주영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 공격수 명단에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만을 꼽았지만 최 감독이 실질적으로 염두에 둔 건 박주영 등 3명이다. 다만 원 톱이냐 투 톱이냐의 문제다. 최 감독은 박주영과 이동국을 함께 세우는 조합을 실험한 바 있다. 하지만 별로 재미를 못 봤다.

“4-4-2와 4-2-3-1은 미드필드 운용에 따라 선수 선택이 달라진다. 소집 후 우즈벡전까지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다. 둘(이동국-박주영)은 서로 다른 스타일을 지녔는데, 현대 축구는 투 톱보다 원 톱을 선호하고 있다. 공격수 2명은 전술적으로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수비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존 해법을 모색해보겠다.”

최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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