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구장 ‘태풍과의 전쟁’ 25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8월 29일 07시 00분


SK, 2년전 곤파스때 고생…사고 예방 ‘노심초사’
이만수 감독 “플라이 치면 포수 뒤로 날아가겠네”


과장이 아니라 현실이다. 28일 정오가 지나자 인천에선 성인 남자도 걷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 몰아쳤다. 초특급 태풍 볼라벤이 상륙하자 SK 구단 사람들은 야구가 문제가 아니라 문학구장 자체가 걱정돼 살인적 바람을 뚫고 야구장에 들렀다. 한 관계자는 “야구장 기둥이나 그물을 점검하러 들렀다. 아직 큰 피해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SK는 2년 전 태풍 곤파스가 엄습했을 때, 고생한 전력이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당시 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축구장의 지붕이 파손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문학구장의 간판들도 일부 훼손됐다. 그래도 다행히 당시 SK는 원정 중이라서 경기 일정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교훈 덕에 유비무환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SK는 특히 제2구장이 없는 상황이라 더 만전을 기했다. 송도 2군 경기장은 도저히 1군 경기를 할 수 없는 시설인데다, 그곳도 훼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칫 문학구장의 시설이 파손되면 잔여일정에 중대변수가 될 수 있기에 신영철 사장까지 비바람 속에 문학구장을 찾아 잠시 시설들을 살펴보고 갔다.

이날 경기가 예정됐던 SK와 롯데 선수단은 실내훈련과 가벼운 캐치볼로 훈련을 마쳤다. SK 이만수 감독은 “승패를 떠나 이런 날 야구하면 안 된다. 선수들이 다칠 수 있고, 관중이 없다”고 밝혔다. “오늘은 내야 플라이 치면 포수 뒤로 날아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문학구장에 앞서 볼라벤의 충격을 먼저 받은 군산구장에서도 일찌감치 경기 순연이 결정됐다. 잠실과 대전도 그 뒤를 따랐다. 바람 때문에 경기를 못하는 규정은 없지만, 볼라벤의 위력은 그런 규정을 논할 차원을 넘어섰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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