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 달래며 경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7월 30일 07시 00분


임신 8개월 말레이시아 사격 선수에 갈채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런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 출전해 주목을 받은 말레이시아 사격 대표 누르 수리야니 무함마드 타이비(30)가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말레이시아 사격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타이비는 29일(한국시각)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 포병대 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10m 공기소총 예선에서 올림픽 데뷔 무대를 치른 가운데 392점으로 34위를 차지했다. 비록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무거운 몸으로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 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뱃속의 아기에 무거운 사격복까지 입고 경기해야 하는 종목의 특성상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타이비는 경기 후 “아기는 괜찮다. 경기 중 착하게 행동하라고 말했더니 훈련이나 경기 도중에 아기가 말썽을 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 중에는 아기가 3∼4번 발길질한 게 전부다. 그럴 때마다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며 환하게 웃었다.

타이비처럼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에 임신부가 출전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임신 6개월 이상의 임신부는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야 비행기 탑승이 가능할 정도로 해외 여행에 위험이 따르지만 선수들은 ‘엄마의 힘’과 ‘올림픽에 대한 열정’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사격의 김윤미(서산시청)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임신 6개월의 몸으로 권총 2관왕에 올랐고,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캐나다 컬링대표팀 크리스티 무어 역시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딴 바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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