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대표팀의 맏형 오진혁(31·현대제철)은 단체전에서 마지막 순번으로 활을 쏜다. 25일(현지시간) 로즈크리켓 본선 경기장에서 처음으로 훈련을 치른 그는 “(임)동현(26·청주시청)이나 (김)법민(21·배재대)이가 앞에서 너무 잘 쏴줘서 나는 부담이 없다. 혹시라도 내가 승부를 결정지어야 할 상황이 닥치면, 필살기를 쓰면 된다”며 웃었다. 곁에 있던 임동현은 “비가 와야 필살기가 나올 것”이라며 맞장구를 쳤다.
당초 로즈크리켓 본선 경기장에는 바람이 많이 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임동현은 “바람이 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정도면 경기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풍향이 수시로 바뀌면 천하의 명궁이라도 정확하게 오조준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바람은 양궁대표팀의 세계 정상 수성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그러나 대표팀은 비만큼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양궁대표팀 장영술(52·현대제철) 총감독은 “비가 오면 실력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우천시에는 바람이 많이 불지 않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BBC 기상정보에 따르면, 랭킹 라운드와 남녀 단체전이 열리는 27∼29일에는 흐린 가운데 드문드문 비 예보가 있다.
임동현은 “올해 진천과 남해에서 악천후 속에서도 평가전을 치렀다. 태풍이 올 때도 활을 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