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무리한 SK, 부상도 오래가더라” 이만수 감독 첫 시즌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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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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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당초 뛰는 야구 불가능… 6월까지 선두권 유지 기적
후반기 대반격 기대하라

이만수 SK 감독이 22일 인천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올 시즌 전반기 평가와 후반기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감독은 “8월까지 승패차 +18을 만들겠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SK는 24일 현재 승패차 +2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만수 SK 감독이 22일 인천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올 시즌 전반기 평가와 후반기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감독은 “8월까지 승패차 +18을 만들겠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SK는 24일 현재 승패차 +2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올 시즌 프로야구 SK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전임인 김성근 현 고양 감독은 2007년 SK를 맡아 4년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3번, 준우승 1번을 하고 지난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그 후임인 이만수 SK 감독은 ‘잘해야 본전인’ 부담감 큰 자리에 있다.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이 감독을 만나 감독으로서의 첫 시즌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

○ “30대 선수들은 노쇠현상 왔을 것”

SK는 올 시즌 전반기에 39승 1무 38패로 6위에 그쳤다. SK답지 않은 성적이다. 이 감독은 “투수 야수 할 것 없이 부상자 투성이다.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지킨 건 윤희상뿐이고 야수들도 대부분 허벅지와 종아리 통증이 있다. 이 전력으로 6월 중순까지 1, 2위를 한 것도 기적”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 일화를 예로 들며 부상자가 많은 이유를 설명했다.

“현역 시절 무릎이 아파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나이는 30대 초반인데 무릎이 60대 수준이라고 했다. 무릎을 많이 써서 노쇠현상이 온 거다. 포수로서 한 시즌 내내 쉬지 않고 경기에 나선 데다 연습도 심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 30대 초반 선수들도 검사를 받아보면 나처럼 노쇠현상이 왔을 거다.”

김성근 시대의 SK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한편으론 이기기 위해 선수를 혹사시킨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 감독은 “겨우내 선수들을 3시간 이상 훈련시키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무리한 탓에 생긴 부상은 쉽게 낫지 않았다”고 했다.

○ “애시당초 뛰는 야구 할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 SK는 ‘뛰는 야구’를 했다. 하지만 올해 SK는 뛰지 않았다. 전반기 팀 도루는 44개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주자가 뛰지 않다보니 상대 투수는 편하게 변화구나 몸쪽 직구를 던진다. 자연히 팀 타율도 0.255로 최하위다. 일부에선 “SK 야구가 생동감이 없어졌다”고 비판한다. 이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솔직히 우리 팀은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뛰는 야구를 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선수들이 자칫 무리해서 뛰다 부상이 악화되면 아예 경기 자체를 못 나오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핑계같이 보일까봐 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이것도 내 운명이란 걸 알기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부상 선수들을 이끌고 화려한 과거를 넘어야 하는 심정을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시즌 전부터 ‘목표는 우승’이라고 공언했을까. 이 감독은 “일부러 세게 얘기했다. 만약 그런 긍정적인 말을 안 했으면 선수들이 안주했을 거다. ‘우리는 부상자가 많으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그랬다면 시즌 초에도 1위를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 “긍정의 힘을 믿는다”

이 감독은 인터뷰 내내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말 야구를 시작하자마자 “10년 후에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선수 은퇴 후 미국 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 산하 팀으로 코치 연수를 가면서도 “5년 안에 메이저리그 코치로 올라가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모두 비웃었지만 그는 해냈다.

이 감독은 후반기에 희망을 본다. 선수들이 부상에서 속속 회복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엔 이 감독이 고대하던 김광현-마리오-송은범-부시-윤희상 5선발 체제가 갖춰진다. 타자들도 전반기 막판 타격 회복세를 보였다. 헐크는 비룡을 번쩍 들어올릴 수 있을까.

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SK#이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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