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원 여자 핸드볼팀 감독 “죽음의 조, 차라리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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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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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런던 올림픽에 대비한 슈팅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강팀들이 즐비한 B조에 속해 있지만 결승 진출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런던 올림픽에 대비한 슈팅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강팀들이 즐비한 B조에 속해 있지만 결승 진출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그동안 올림픽에서 쌓아 놓은 게 있는데….”

지난달 26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강재원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48·사진)은 “상황이 어떻든 한국 여자 핸드볼의 명성에 폐를 끼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강 감독이 언급한 ‘상황’이란 역대 최악의 조 편성을 두고 한 얘기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스웨덴과 함께 B조에 속했다. 노르웨이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는 지난해 12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1∼4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여자 핸드볼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단체 구기 종목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것을 포함해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 2개, 은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효자 종목이지만 이번만큼은 메달 획득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5월 말 프랑스 전지훈련 중에 조 편성 결과를 전해 듣고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하지만 강 감독은 “이런 조 편성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한 번 불이 붙으면 활활 타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12개 나라가 출전하는 여자 핸드볼은 6개 팀씩 A, B조로 나눠 치르는 조별리그에서 4위 안에 들면 8강에 오른다.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인 8강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A조 팀과 맞붙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는 게 강 감독의 계산이다. A조에 속한 6개국 중 국제핸드볼연맹(IHF) 랭킹에서 한국(8위)보다 위인 나라는 러시아(2위)뿐이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승 이상을 거둬 3위 이내의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A조 1위를 피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14명 중 베이징 올림픽 멤버는 최임정(31) 김차연(31) 김온아(24) 셋뿐이고 주전의 대부분이 20대 초반이다. 강 감독은 “결승까지 가면 8경기를 해야 한다. 체력과 힘이 받쳐주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체력 면에서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해 최악의 조 편성 상황에서도 결승까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은 28일 오전 11시 15분(현지 시간) 스페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여자 핸드볼#죽음의 조#강재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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