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영아 vs 라경민, 불꽃 튄 ‘벤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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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7시 00분


55회 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 11일째

애틀랜타 올림픽 혼복 금·은메달 주인공
여자 개인 강해원-김문희에 족집게 훈수
복식준결 라경민, 당진시청에 아쉬운 패배


실업배드민턴에 여성 감독 시대를 활짝 열고 있는 길영아(42) 삼성전기 여자팀 감독과 라경민(36) 대교눈높이 감독의 라이벌 대결이 뜨겁다.

길 감독과 라 감독은 충북 충주 호암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고 권위의 셔틀콕 축제인 제55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여자단식 결승에서도 지도자로 다시 만난다. 21일 열린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길 감독과 라 감독은 강해원(삼성전기)과 김문희(대교눈높이)가 맞붙은 코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각각 날카로운 눈빛으로 코트를 바라보며 승부의 중요한 길목마다 선수들에게 핵심을 짚어주고 격려했다. 경기는 강해원이 2-0(21-14 21-17)으로 승리해 22일 결승에서 다시 대교눈높이 소속 이현진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길 감독과 라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결승에서 길 감독은 훗날 라 감독의 남편이 된 김동문(37) 원광대 교수와 짝을 이뤄 박주봉-라경민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라 감독은 김동문과 혼합복식 파트너가 됐지만 이상하리만치 올림픽에서만큼은 승운이 따르지 않아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도자로 다시 만나 라이벌 열전 2막을 열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주위에서 “다시 코트 위에서 선수로 만나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 라 감독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선수로 복귀해 여자단체전 우승을 이끌더니 올해는 개인전 여자복식 준결승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길 감독은 “라 감독이 선수로 돌아와 너무 잘했다. 현역 선수들이 느끼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저는 이제 능력이 안 된다. 선수들이 더 잘하도록 돕겠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열린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라 감독은 박선영과 짝을 이뤄 당진시청 황유미-김민경과 맞붙었으나 1-2(14-21 21-18 15-21)로 패했다.


충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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