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셨죠? 왜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는지…” 레바논전 수훈 김보경

  • 동아일보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사진)은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은퇴한 대표팀의 새로운 키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경기에서 한국의 선제골과 쐐기 골을 연거푸 터뜨리며 자신이 왜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는지를 입증했다.

9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던 김보경은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김보경은 측면 공격에만 머물지 않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동국(33·전북), 이근호(27·울산)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중앙 공격수의 역할까지 소화했다. 미드필드 중앙으로 이동해 수비라인에서 올라오는 볼을 컨트롤해 연결해주고 다시 자기 위치로 돌아가는 등 그라운드 곳곳을 뛰어다녔다. 상대 공격 땐 수비라인까지 내려가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중요한 순간 골도 잡아냈다.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는 박지성이 왕성한 활동량과 돌파로 고비 때마다 대표팀에 중요한 골을 선사했던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박지성이 자신의 후계자로 김보경을 지목한 이유를 이날 볼 수 있었다.

김보경에게 이 경기의 골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돌파 능력과 패스 능력을 모두 인정받은 그이지만 지난 카타르와의 경기까지 국가대표팀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기록했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골 욕심이 생겼다. 레바논전에서 꼭 골을 넣겠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A매치 14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데뷔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그의 계속되는 맹활약은 대표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한국 축구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고양=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김보경#박지성#레바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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