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선우 “불운도 부진도 내탓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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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2일 07시 00분


김선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선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린다. 두산 김선우(36·사진)의 얘기다. 지난해 16승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지만 올 시즌 초 불운에 울더니, 지금은 부진에 울고 있다. 니퍼트와 함께 확실한 원투펀치를 이뤄줄 것으로 믿었던 그의 갑작스러운 난조에 팀은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 그러나 가장 답답한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선수 본인이다.

김선우는 얼마 전 모교인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를 찾았다. 그는 11일 “평소 친분이 있는 교수님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야구 얘기는 일부러 안 하고 그냥 사는 얘기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 문제점이 뭔지 깨달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몸’이 아닌 ‘마음’에 있었다. 물론 김선우는 현재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원래 키킹하는 왼 무릎이 고질적으로 아팠지만 지금은 투구시 중심축이 되는 오른 무릎마저 불편하다. 그러나 그는 “솔직히 몸은 재작년과 작년이 더 안 좋았다”며 스스로 핑계를 차단했다. 실제 그랬다. 지난해의 경우 무릎도 안 좋았지만 등판한 다음날이면 오른팔이 안 올라갈 정도로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그러나 마운드에만 오르면 늘 힘차게 볼을 뿌렸다.

김선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만 고민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아프다는 사실만 신경 쓰고 있었다”고 자책했다. 같은 증상이 반복되다 보니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없었고, 결과는 당연히 안 좋았다. 결과가 안 좋으니 마운드뿐 아니라 벤치에서까지 위축되고 말았다. 그는 “내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요즘에는 후배들이 위기상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고 도리어 배우고 있다. 어차피 시즌은 계속된다. 내 안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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