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 매직…니퍼트는 사자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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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7시 00분


두산 용병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니퍼트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수확하며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용병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니퍼트는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수확하며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51km직구·칼날 슬라이더 타선 농락
이승엽도·최형우도 깔끔하게 셧아웃
삼성전 4연승…시즌 6승 다승 공동선두


“150km짜리 강속구를 보고 왔으니, 145km 정도는 치고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1일 대구 두산전을 앞둔 삼성 선수들의 대화 내용이었다. 삼성은 31일 대전에서 ‘괴물투수’ 류현진(한화)을 상대했다. 삼성 타자들은 류현진의 구위에 눌려 13개의 삼진을 당했지만, 최형우가 홈런을 치는 등 2타점을 올리고 8회 극적으로 결승점을 뽑아 3-2로 기분 좋게 승리했다. 류현진의 구위는 올 시즌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3km까지 나왔다. 1일 두산 선발은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꼽히는 더스틴 니퍼트(31). 류현진의 볼을 보고 왔으니 니퍼트의 볼은 좀더 치기 수월하지 않겠느냐는 삼성 선수들의 농담은 다분히 연승의 기세를 살리고 싶은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선수들의 말에 삼성 류중일 감독 역시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니퍼트는 니퍼트였다. 그는 최고 151km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삼성 타자들을 농락했다. 제구가 잘 되지 않아 4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삼성 타선을 단 2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의 위력적인 투구 앞에선 ‘국민타자’ 이승엽의 위용도, ‘돌아온 간판타자’ 최형우의 방망이도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다. 니퍼트는 결국 6이닝 2안타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시즌 6승(3패)으로 LG 주키치(6승무패)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한화를 스윕하고 기분 좋게 대구로 돌아온 삼성의 기세는 이처럼 니퍼트의 위력투 앞에서 멈춰서야만 했다. 류현진을 상기시키며 자신을 다소 ‘만만하게’ 본 삼성 타자들을 혼쭐낸 것이다. 타선에선 이성열이 니퍼트의 도우미로 활약했다. 두산 타선은 완투를 펼친 삼성 선발 윤성환에게 철저하게 막혔지만 이성열은 두산 타선의 혈액순환제처럼 2회와 4회 연타석 홈런으로 니퍼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니퍼트는 개인적 성취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승 1위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내가 길게 던져야만 팀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 3연전 첫 경기인데다 상대 투수가 잘 던져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투타에서 팀원 모두가 승리를 위해 집중했기 때문에 승리 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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