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감독님…내 딸은 에이스 런던 향해 ‘셔틀콕 패밀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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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6일 07시 00분


성한국 감독(왼쪽)-성지현. 스포츠동아DB
성한국 감독(왼쪽)-성지현. 스포츠동아DB
성한국 감독-지현 부녀, 세계팀선수권 승승장구

“아빠와 딸이에요? 그러고 보니 패밀리 네임이 같네.”

한국배드민턴여자대표팀이 24일 중국 우한에서 2012세계단체선수권대회(남 토마스컵·여 우버컵) 결승 진출에 성공한 직후 성한국(49) 감독과 성지현(21)은 중국과 일본, 덴마크 등 각국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중국 기자 한명이 어떻게 알았는지 아는 척을 하자 여기저기서 성 감독과 성지현의 특별한 관계에 관심을 보였다.

선수시절 남자단식 에이스로 세계를 누볐던 아빠, 그리고 여자단식 에이스가 된 딸. 서로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럽지만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때는 감독과 선수다. 그래서 부녀는 더 애틋하다.

단식-복식-단식-복식-단식의 순으로 경기를 치러 먼저 3번 이겨야 승리하는 단체전에서 선봉장인 1단식 주자는 팀 분위기를 좌우한다. 성지현은 조별예선부터 대만과의 8강전, 일본과의 4강전까지 모두 1단식에 나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6일 오후 2시(한국시간)부터 열릴 개최국 중국과의 우버컵 결승에서도 1단식 출전이 유력하다.

대표팀에서 성 감독에게 성지현은 딸이 아닌 선수다. 성지현에게도 “감독님”이다.

다른 코치와 선수들이 부녀지간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을 정도다. 성지현은 “대표팀에 있을 때는 감독님이다. 구분이 철저하고 엄격한 분이다. 하지만 집에서 함께 있을 때는 굉장히 자상하시다.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 등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기도 한다”며 웃었다.

대표팀에 있을 때는 규율과 규칙을 철저하고 바르게 적용하는 엄한 감독님, 집에서는 자상한 아빠. 성지현은 감독님과 아빠를 생각하며 2012런던올림픽을 향해 큰 꿈을 품고 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에서 11위를 달리고 있지만 1∼3위의 중국 선수들에게 유독 강하다. 그래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우승한 방수현 이후 금메달이 없던 여자단식에서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다. 성지현은 “런던에서 후회 없이 뛰고 싶다. 아무런, 아주 조금의 후회도 없으려면 우승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남대표팀은 덴마크 제압…역대 2번째 결승진출

한편 남자대표팀도 25일 유럽의 강호 덴마크를 상대로 한 준결승에서 단식 이현일, 복식 이용대-김사랑의 활약 덕에 3-1로 승리해 역대 2번째로 토마스컵 결승에 올랐다. 남자 결승은 27일 열린다.

우한(중국)|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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