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구도 ‘도쿄대첩’… 日 1군에 22연패 끝 승리

올림픽 본선진출 파란불

한국 여자배구(세계랭킹 13위)가 강적 일본(3위)을 꺾었다. 8년 만의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4차전에서 3연승을 달리던 일본을 3-1(25-18, 22-25, 25-17, 25-13)로 누르고 2승 2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일본을 이긴 것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8강전 이후 처음인데 당시 일본은 1.5군이 출전했다. 한국이 일본 1군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이 마지막으로 사실상 22연패 끝에 첫 승인 셈이다.

한국은 ‘월드 스타’ 김연경이 양 팀 최다인 34점을 퍼부었고, 베테랑 한송이와 막내 김희진이 13점씩 보탰다. 일본은 1만 석을 가득 채운 홈팬들의 응원 속에 주포 기무라 사오리가 21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한국의 선전에 당황하며 23개의 실책(한국은 13개)을 남발한 게 발목을 잡았다.

김 감독은 “1세트에서 부진했던 황연주를 대신해 투입한 김희진의 활약이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은 개최국의 이점을 이용해 한국전에 앞서 약체인 페루, 대만, 태국과 경기를 치르며 체력을 비축했다. 반면 한국은 강팀 쿠바 러시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1승 2패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4개국(한국 일본 태국 대만)을 포함해 러시아 세르비아 쿠바 페루 등 8개국이 참가했다. 한국이 런던행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해서는 전체 8개국 중 1∼3위를 차지하거나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해야 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 패한 대만(28위) 태국(12위) 페루(17위)와의 경기를 차례로 남겨 놓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