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행 마다한 제자들 투혼 지옥행군 김호곤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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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1일 07시 00분


김호곤 울산 감독. 브리즈번(호주)=사진공동취재단
김호곤 울산 감독. 브리즈번(호주)=사진공동취재단
제자들이 ‘알아서’ 또 ‘스스로’ 하는 것만큼 스승을 기쁘게 하는 건 없다. 울산 현대가 그렇다.

울산은 17일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라운드 원정(2-1 승)을 마친 뒤 19일 밤 귀국했다. 하지만 인천(22일 원정)-서울(25일 홈)-대전(28일 홈)으로 이어지는 K리그 3연전이 기다리고 있어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묵고 있다.

이달 들어 계속되는 살인 스케줄에 선수단 피로누적이 걱정된 울산 김호곤 감독은 브리즈번에서 몇몇 주축들과 개별 면담을 했다. 주말 인천 원정 때는 1.5군 기용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일부를 울산으로 내려 보낼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면담자 전원이 잔류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흐뭇했다. 오히려 누굴 울산에 보낼지가 고민이었다. 결국 가장 체력이 떨어진 김승용만이 울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그 역시 끝까지 팀 잔류를 희망했다.

김 감독은 “정말 고마웠다. 모두 뛸 수 있다고 하더라. 경기 사이클을 유지하는 편이 그냥 쉬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오후 훈련이 계획된 20일 스케줄을 바꿔 오전 회복 훈련 이후 선수들에게 자유시간을 줬다. 인천 분석을 위한 영상 미팅도 이례적으로 훈련장 파주NFC를 오가는 구단 버스에서 DVD를 통해 했다. 이심전심. 울산의 요즘 분위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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