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D-100]2012 런던을 빛낼 슈퍼스타 베스트 10

  • Array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올림픽 금메달은 신의 선물’이라는 말이 있다. 기량이 뛰어나다고 딸 수 있는 게 아니라 운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4년에 한 번 열리기에 금메달의 가치는 더 커진다. 기회를 놓치면 전성기를 지나거나 후배들에게 추월당할 수 있다. 하지만 평생 하나 얻기도 힘든 올림픽 금메달을 주렁주렁 목에 거는 선수도 있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육상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나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대표적이다. 우리는 그들을 ‘올림픽 슈퍼스타’라고 부른다. 이들은 올해도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혜성같이 나타난 존재에게 그 자리를 내줄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빛낼 스타 베스트 10을 꼽아봤다.》


■ ‘신의 선물’ 금메달, 내가 거머쥔다




① 카멀리타 지터(33·미국)

카멀리타 지터는 1988년 7월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세운 여자 100m세계기록(10초49)에 0.15초 차로 근접한 현존하는 최고의 여자 스프린터다. 동시에 그는 ‘무관의 제왕’으로도 불린다. 현역 최고 기록 보유자인 지터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3위를 제외하면 유독 큰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대표에서 탈락하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스 그린(미국)의 스승 존 스미스를 만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09년 100m 현역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90의 기록으로 우승해 무관의 불명예에서 벗어난 그가 “대구의 분위기를 런던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던 자신의 바람을 이뤄낼지 지켜볼 일이다.


②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

‘번개’ 우사인 볼트는 남자 육상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다. 결승선을 앞두고 속도를 늦추기도 해 ‘신기록을 조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2008년 이후 누구도 그에게 등을 보이지 못했다.

지구촌의 관심을 모았던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100m 결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해 그 어느 때보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욕심이 크다. 지난해 11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따 전설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그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100m와 200m, 400m 계주를 포함해 1600m 계주까지 더해 4관왕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③ 영국 축구단일팀

축구 종주국 영국이 마침내 단일팀을 구성해 올림픽에 나선다. 영국은 1960년 로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축구에 출전하지 않았다. 축구협회가 4개(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갈려 있다 보니 단일 팀 구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하나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결국 영국 올림픽협회가 나서면서 단일팀 구성을 이끌어냈다.

팬들의 관심은 와일드카드로 어떤 선수가 나오게 될 것인가에 있다. ‘왼발의 마법사’ 라이언 긱스(3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꽃미남’ 데이비드 베컴(37·LA 갤럭시) 등 축구 스타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올림픽 축구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④ 마이클 펠프스(27·미국)

마이클 펠프스는 2000년대를 지배한 미국의 수영 영웅이다. 펠프스는 15세의 나이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미국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2003년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에서 200m, 400m 개인혼영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두각을 나타내더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펠프스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8관왕에 오르며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7개·1972년 뮌헨·마크 스피츠)을 경신했다. 펠프스가 베이징 올림픽 이후 마리화나 흡입 등 사생활에 잡음을 일으키는 동안 대표팀 동료 라이언 록티가 강자로 떠올랐다.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에서 록티를 제치고 다시 한 번 ‘수영 황제’ 등극을 노린다.


⑤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빼어난 미모로 시선을 집중시키지만 실력도 단연 최고다. 2003년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82m를 날아오르며 첫 세계기록을 세운 그는 2005년 여자 선수로는 처음 5m(5.01m) 벽을 넘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5.05m로 바꾸며 금메달을 딴 그는 2009년 5.06m까지 솟구치며 27번째 세계기록(실내 12개 포함)을 달성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하늘 높은 줄 몰랐던 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실격의 아픔을 맛봤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6위에 그쳤다.

하지만 2월 스톡홀름 실내육상대회에서 5.01m로 자신의 28번째 세계기록을 세우며 부활을 알렸다. ‘미녀 새’는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며 훨훨 날아오를 있을까.

■ 70억 세계인을 흥분의 도가니로


⑥ 노바크 조코비치(25·세르비아)

2008년 호주 오픈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를 준결승에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결승에서도 이겨 세르비아인으로는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호주, 윔블던, US오픈에서 우승했고 올 초 다시 호주 오픈을 제패했다. 프랑스 오픈 우승컵만 안으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세계랭킹 1위인 그는 올 시즌 전인미답의 남자 골든슬램에 도전한다. 같은 해 4대 메이저대회 타이틀과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석권할 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다. 여자 선수로는 서울 올림픽이 열린 19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유일하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정상에 오른 뒤 “골든슬램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그중 조국을 대표하는 올림픽 금메달은 가장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⑦ 레베카 애들링턴(23·영국)

레베카 애들링턴은 19세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혜성처럼 등장해 자유형 400m와 800m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영국 여자 수영의 상징이다. 특히 자유형 800m에서는 8분14초10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재닛 에번스의 기록(8분16초22)을 19년 만에 갈아 치웠다.

영국 여자 수영선수로서 4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딴 애들링턴은 그해 올해의 유럽 수영선수로 뽑혔다. 그 후 애들링턴은 주변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잠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난달 영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가볍게 1위를 차지하며 자국에서 열리는 런던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애들링턴이 영국 수영의 새 역사를 쓰려 하고 있다.


⑧ 라이언 록티(28·미국)

라이언 록티는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땄지만 마이클 펠프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록티의 복수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록티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 개인혼영 200m에서 세계기록(1분54초00)을 세우는 등 금메달 5개를 휩쓸며 4개에 그친 펠프스를 제쳤다. 이 덕분에 펠프스를 밀어내고 미국수영연맹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가 됐다.

그는 상하이 대회 5관왕 후 “펠프스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펠프스 덕에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노력파’로 유명한 록티가 런던 올림픽에서도 ‘천재’ 펠프스를 또 다시 제치고 새로운 황제의 등극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⑨ 미국 농구드림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다. 당시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스카티 피펜, 찰스 바클리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미국대표팀에서 뛰며 ‘드림팀’을 빛냈다. NBA 선수들을 앞세운 미국 농구는 1992년, 1996년, 2000년 올림픽을 3연속 석권하며 천하무적인 듯 했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져 동메달에 그쳤다. 잠시 주춤했던 드림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세계선수권을 연달아 석권하며 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재 발표된 20명의 예비명단에는 코비 브라이언트, 드웨인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 등 2008년 올림픽 우승 주역과 2010년 세계선수권 우승 멤버가 이름을 올렸다. 최종 12명의 명단은 6월 확정된다.


⑩ 크리스 호이(36·영국)

영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이클에 걸린 금메달 14개 가운데 8개를 휩쓸었다. 그중 3개는 호이의 몫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얻은 사이클 금메달 2개 가운데 1개는 호이가 따냈다. 세계선수권에서 받은 금메달은 11개나 된다. 팀 스프린트, 1km 타임 트라이얼, 경륜 등 단거리가 주 종목으로 폭발적인 스피드가 장점이다.

2008년 영국 최고 권위의 BBC ‘올해의 스포츠 선수상’을 받은 호이는 이듬해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런던올림픽 개최국 영국에서 ‘사이클 영웅’ 호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 스포츠팬들 사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국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런던 올림픽에서 주목할 선수로 마이클 펠프스, 우사인 볼트 등에 이어 4위로 호이의 이름을 올려놨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런던올림픽#금메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