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D-100]부모님이 준 이름 “큰 용 돼라”… ‘윙크왕자’ 이용대 런던發 윙크 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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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랑한다 말 한마디 어머니에 대한 유일한 예쁜 짓”
자신의 띠인 ‘용의 해’ 생일상에 금메달 놓고 갈비찜 먹고파
《서울 올림픽이 개막하기 며칠 전인 1988년 9월 11일 태어난 그는 ‘큰 용이 되라’는 의미의 이름을 부모님에게 얻었다. ‘윙크 왕자’ 이용대(24·삼성전기)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한쪽 눈을 찡끗 감는 세리머니로 화제를 뿌렸다. 윙크의 대상이 누구냐는 해석이 분분했던 가운데 언제나 아들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한 어머니 이애자 씨(50)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밝혔다.》 이용대는 대한체육회와 한국P&G가 공동으로 펼치는 ‘생 큐 맘(Thank You Mom)’ 캠페인의 홍보대사 제의를 받았을 때 흔쾌히 응했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 주요 올림픽 선수들과 그들의 어머니를 후원하고 있는데 올림픽 챔피언의 탄생에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려는 취지였다.
이용대는 “어머니는 평소 전화 통화에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 늘 집을 떠나 있고 무뚝뚝한 편이어서 어머니에게 죄송스럽다. 가끔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게 어머니에 대한 유일한 예쁜 짓”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이애자 씨는 “용대가 너무 힘들어 해 코피를 쏟는 걸 볼 때는 가슴이 찢어져 당장 관두라고 하고 싶었다. 용대가 보고 싶어 우울증에 걸릴 정도였다. 태어날 때부터 올림픽과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던 용대가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고 윙크를 보내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당시 정신없고 바쁠 텐데도 엄마에게 줄 명품 핸드백까지 사갖고 와 선물해줬다”고 자랑했다.
이용대는 “엄마가 내 앞에선 늘 밝기만 하셨는데 언젠가 홀로 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뇌출혈로 쓰러진 적도 있었는데 나중에 알게 됐다. 그런 엄마를 떠올리면 땀을 더 쏟게 된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자신의 띠인 용의 해인 올해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서 어머니를 향한 ‘윙크 2탄’을 다짐하고 있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1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았던 남자 복식에서 정재성(삼성전기)과 금메달을 노린다.
명예회복을 꿈꾸며 4년을 기다린 그는 “1년 넘게 휴가도 반납해 가며 훈련과 대회 출전에만 전념하고 있다. 9월 생일상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엄마가 해주시는 갈비찜을 먹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용대는 1월 코리아오픈 남자 복식에서 정재성과 결승까지 올랐다 숙적인 세계 랭킹 1위 차이윈-푸하이펑 조(중국)에 패해 3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정재성이 어깨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버밍엄에서 끝난 전영오픈 결승에서 차이윈-푸하이펑 조를 꺾고 4년 만에 이 대회에 정상에 섰다. 올림픽을 향해 강한 자신감을 얻기에 충분한 수확이었다.
전남 화순에 사는 어머니 이애자 씨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대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지만 마치 아들과 함께 운동하는 심정으로 간절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집 근처 절을 찾아 108배를 올려요. 예전에는 좋은 약재를 구해 보약을 달여 보내주곤 했는데 요즘은 도핑 때문에 안하고 있어요. 용대랑 통화할 때 목소리가 좀 피곤한 것 같아 ‘힘들지’라고 물으면 늘 ‘아뇨, 엄마’라고 안심시켜 줘요. 어디 안 다치고 마음 편히 운동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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