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은 지난해 실시한 ‘고강도 유산소 운동 시간의 누적 형태가 비만 청소년의 생리 및 심리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운동이 생리적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자존감을 높이고 우울증을 낮추는 등 정서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놀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운동으로 몸이 단련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식해 왕따가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과체중 및 비만 남자 중학생 42명을 대상으로 연속운동그룹(한 번에 40분간 운동), 누적운동그룹(하루 20분씩 2회 운동), 통제그룹(운동 안 함)으로 나눠 8주간 실험해 사전 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운동 그룹을 둘로 나눈 것은 운동을 한 번에 많이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조금씩 해도 심리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23개 항목으로 설문 조사한 자존감 검사에서 연속운동그룹은 실험 전 38.33점에서 실험 후 40.58점으로 높아졌고 누적운동그룹도 38.96점에서 40.38점으로 올라갔다. 통제집단은 36.38점에서 오히려 35.50점으로 낮아졌다. 21문항을 질문한 우울증 척도 검사에서는 연속운동그룹이 5.33점에서 2.42점으로 낮아졌고 누적운동그룹도 6.42점에서 3.00점으로 내려갔다. 통제그룹은 8.63점에서 9.75점으로 올라갔다.
박세정 책임연구원(운동생리학)은 “자존감과 우울증은 왕따의 주요한 변수이다. 운동을 함으로써 다른 학생의 반응에 덜 민감해지고 자신의 가치를 더 존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로 운동이 왕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청소년 운동의 기반은 학교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학교 체육을 강화해야 아이들이 심신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급학교 입시로 학교 체육마저 실종된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가느라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다. 비만과 왕따가 늘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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