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 봉사활동 ‘유일한 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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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7일 07시 00분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이 23일 서울 방배동 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리그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이 23일 서울 방배동 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승부조작 그들, 지금은…

프로축구 승부조작 가담자 대부분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성국처럼 해외진출을 시도했던 선수는 일부다. 국가대표 출신 A는 “나가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걸 다 버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국을 떠날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축구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 빚을 내 자영업을 하거나 나이트클럽 웨이터 등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일에 종사한다.

어린 선수들은 병역이 가장 큰 걱정이다. 상무나 경찰청을 통해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길이 막힌 만큼 현역병으로 곧바로 입대한 선수가 많다. 해병대에 지원해 군 생활을 하는 선수도 있다.

K리그 가담자들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봉사활동을 한다. 지난 달 23일에도 서울 방배노인종합복지관에 최순호 FC서울 미래기획단장과 14명의 선수가 모였다. 복지관 주방과 청소는 물론 음식 재료를 다듬고 300여명 분의 요리를 해 지역 노인에게 점심을 대접한 뒤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도맡았다. 승부조작 가담을 후회하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봉사활동은 유일한 탈출구기도 하다. A는 “여기서라도 서로 안부 묻고 말하며 웃는다”고 말했다. B는 “축구라는 소속감을 느끼는 게 아픔을 잊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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