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GK 이범영 “날 키운건 기름 손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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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7시 00분


이범영. 스포츠동아DB
이범영. 스포츠동아DB
예전 잦은 실수로 한동안 벤치 시련
카타르전 무실점 스승 믿음에 보답


“시련이 날 키웠다.”

올림픽대표팀 수문장 이범영(23·사진·부산) 얘기다. 14일 열린 카타르와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범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무실점 방어에 성공했다. 테이핑을 잔뜩 감은 손목과 벌겋게 퉁퉁 부어오른 그의 미간은 영광의 상처였다.

이범영은 올림픽팀 최근 5경기에서 2실점 했다. 골키퍼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지금이 있기까지 곡절도 많았다. 이범영은 주전이 아니었다. 잦은 실수로 김승규(울산)가 더 많이 중용됐고, 그 과정에서 하강진(성남)이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 후는 기약 없는 기다림. 스승은 그래도 제자를 믿었다. 이범영은 “예전에 실수가 많았다. 축구 게시판에 나돌던 ‘기름 손’이란 닉네임도 알고 있다. 그 때는 어렸다. 이젠 나이도 들었고, 성숙했다. 실패가 지금의 날 키웠다”고 과거를 되돌아봤다.

이번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그에게 또 다른 도약의 계기였다. 짧은 축구 인생이지만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 “쉴 틈이 없었다. 홈, 원정 정신없었다. 가장 크고도 고통스런 경험이었다. 그래도 타 문화권 선수들과 한 장소에서 호흡하고, 경쟁한다는 게 신기했다.”

홍 감독은 제자에게 3가지를 주문했다. “침착하라! 자신 있게 하라! 동료들을 리드하라!”

이범영은 이를 철저히 지켰다. 그리고 해냈다. 그는 밝은 내일에 대한 바람도 조심스레 풀어냈다. 유럽과의 정당한 승부다.

“올림픽에 갈지는 모르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유럽을 꼭 만나고 싶다. 남미는 작고 빠르고 민첩하다. 반면 유럽은 신장이 크고 힘도 좋지만 충분히 해볼 만 하다. 오히려 방어하기 껄끄럽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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